[홍콩 누가 이끄나]동건화-진방안생-이국능 주도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동건화 행정장관
동건화 행정장관
홍콩은 중국반환후 국방 외교권만 없을 뿐 독립적인 통화체제와 행정 사법 입법권을 그대로 보장받는다. 총독의 역할을 홍콩특구행정장관이 대신하고 임기가 없던 총독과 달리 행정장관의 임기가 5년으로 정해지는 등 약간의 차이만 있는 정도. 중국정부도 이같은 자치성을 인정, 일개 장관의 서열인 홍콩특구 행정장관을 부총리이상의 최고위층인사에 해당하는 「영도자」급으로 예우키로 했다. 이같이 막강한 초대행정장관의 영광을 누리게 된 董建華(동건화·60) 전 동방해외그룹회장은 상해(上海)출신의 해운재벌. 지난 연말 4백명의 홍콩인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를 통해 임기5년의 행정장관으로 뽑혔다. 중국이 10년전부터 그를 초대 행정장관으로 점찍어 뒀다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로 친중성향의 인물. 그러나 그는 23명의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영국 총독 통치하의 각료 21명을 고스란히 유임시켰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신임각료 2명을 모두 여성으로 임명,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홍콩을 실질적으로 꾸려갈 2인자는 陳方安生(진방안생·57)부행정장관. 「홍콩의 철녀(鐵女)」라는 별명에서 드러나듯 강한 추진력을 갖춘 엘리트 여성관료다. 진부행정장관은 93년에 홍콩인으로는 처음으로 크리스 패튼총독 바로 아래 지위인 부총독이 되는 명예를 누리기도 했다. 동행정장관과는 영국 리버풀대 동문이기도 하다. 한편 홍콩특구의 사법부는 우리의 대법원장격인 李國能(이국능·48)종심(終審)법원장이 이끌어가게 된다. 이법원장은 홍콩의 명문가 출신. 그의 조부는 홍콩내 최대 중국계 은행인 동아은행 설립자. 영국 케임브리지대 법대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변호사자격을 획득한 그는 홍콩에 돌아와 지방법원 부판사, 영국여왕 자문위원, 홍콩행정국위원직 등 법조계와 관계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이법원장은 벌써부터 『홍콩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법부 독립 유지에 주력하겠다』고 밝혀 중국의 사법부 개입을 우려하는 홍콩주민의 신뢰를 얻고 있다. 〈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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