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원점검]구리시/학교 태부족 他시군 진학

  • 입력 1997년 7월 1일 08시 08분


경기 구리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학교부족이다. 택지개발로 아파트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학교신설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5년전부터 개발이 시작된 교문2지구 인창지구 아파트는 대부분 입주가 끝났고 토평동 일대는 택지개발이 한창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5곳이 새로 생겨나 모두 11곳이지만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학생수에 맞춰 학교를 짓다보니 동구초등학교의 경우는 공사도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가림막을 설치한 채 공사를 벌이고 있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또 『입주 초기에는 교사가 부족, 도림초등학교 학생들이 교문초등학교에서 공부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며 『교육당국이 어떻게 학생수요조차 파악하지 못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리시의 더 큰 문제는 중학교가 5곳밖에 되지않아 초등학교 졸업생을 모두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또 고교도 4곳 중 여고가 1곳뿐이어서 여학생들은 서울이나 남양주 등 다른 시군으로 학교를 찾아가야할 형편이다. 여기에다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어 지역사회 개발전략 마련 등 최근들어 다른 도시에서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산학협동체제는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을 서울 광장동이나 망우동지역으로 전학을 보내는 학부모들도 많다. 구리YMCA 文承源(문승원·28)간사는 『초등학교 4, 5학년만 되면 학부모들이 미리 서울로 주소지를 편법으로 옮겨 자녀들을 서울 중고교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리시의 실제인구는 등록인구 16만명보다 훨씬 많은 20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구리시청의 추산이다. 구리 남양주 시민모임의 安乘男(안승남·33)사무국장은 『구리와 남양주에는 대학이 한 곳도 없다』면서 『이 지역에서 태어난 젊은 인재들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대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윤양섭·이승재기자〉 ▼ [인터뷰]건대 지리학교 박종관교수 ▼ 『심지어 「서울특별시 구리구」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구리시는 충분히 발전가능한 자원을 갖고 있습니다』 건국대학교 지리학과 朴鍾琯(박종관·39)교수는 주택난 해소를 위한 택지개발로 구리시의 녹지공간이 훼손되고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는데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건립돼 유입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구리시가 기본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베드타운의 성격을 벗어나기 어렵지요』 구리시 주민이기도 한 박교수는 구리시의 미래를 자족도시로 보는 데 회의적이다. 수익사업으로 전문공단을 유치하자는 주장도 부지상황과 환경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어설프게 서울같은 대도시를 좇으려 해선 안됩니다. 구리시가 지닌 장점을 상품화하는 특화가 필요합니다』 박교수는 대안으로 아차산의 문화유적과 왕숙천 등 자연경관을 이용해 문화 관광산업을 일으켜 구리시를 전원도시로 개발하는 안을 내놓았다. 『특히 포천군에서 남양주를 거쳐 구리시로 흐르는 왕숙천 일대에는 동구릉 등 역사공간이 산재해 있습니다. 왕숙천 유역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는 또 『중고교가 턱없이 부족, 학생들이 광장동 망우동 등 서울 외곽지역 학교에 다니느라 교통체증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며 구리시의 열악한 교육여건도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교수는 이어 『전문가 시민단체 공무원 등이 구리시의 교통 자연 교육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구리 의제21」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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