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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현장모니터]어느 과외교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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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현장모니터]어느 과외교사의 하루

입력 1997-07-01 08:08수정 2009-09-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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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2시. 올해로 전문과외선생 6년째인 O씨(31)가 눈 뜨는 시간이다. 30분 뒤 O선생은 바나나 두어개를 손에 쥐고 차에 시동을 건다. 학생집으로 방문과외를 가기 위해서다. 방문과외는 일명 「배꼽누르기」로 통한다. 선생들이 학생집 초인종을 누를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붙여진 말인 것 같다. 바나나는 바쁜 시간에 차안에서도 손쉽게 먹을 수 있어 애용하는 주식(?)이다. 3시부터 중학생 3명을 모아놓고 강의를 한다. 교재는 성문기본영어. 대학시절 아르바이트까지 합치면 10년이 넘게 가르친 책이다. 몇페이지 몇째줄에 어떤 오자가 있다는 것도 안다. 오후 5시반 학원 근처의 식당에서 우리 「사단」(같은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 선생들)이 모여 저녁을 먹는다. 오후6시가 넘으면 주변의 아파트단지를 샅샅이 누비고 온 마이크로버스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학원강의는 보통 1시간 30분씩 3타임. 거의 5시간을 스트레이트로 버티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들에게 문제지를 내주고 풀게 하는 것. 하지만 엄마들 귀에 들어갈까봐 자주 써먹을 수는 없다. 밤11시가 좀 넘은 시간. 고3들의 과외시간이다. 한밤중에 하는 방문과외는 「별밤 배꼽누르기」. 오전1시가 넘어 학생2명을 차로 데려다 주고 들어오면 온몸이 녹초가 된다. 아쉬움은 남지만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새벽6시에 조조과외인 「새벽별보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월수입으로 7백만∼8백만원을 버는 O선생은 남들에겐 새벽과 아침인 「자신만의 밤」을 가지고 있다. 〈전 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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