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음반비교 코너]장영주-샤함 바이올린 소품집

  • 입력 1997년 3월 13일 08시 35분


[유윤종 기자] 오랫동안 예고돼온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소품집 「심플리 사라」가 전속사인 EMI에서 출반됐다. 최근 DG에서 발매된 길 샤함의 바이올린 소품집 「로망스」도 「심플리…」와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예고해 눈길을 끈다. 장영주는 차분한 템포, 풍부한 기복의 표정, 아늑한 프레이징 등 모든 「느긋함」을 동원해 14곡의 소품을 풀어놓고 있다. 「호라 스타카토」 「고블린의 춤」 등 온갖 기교를 요구하는 곡에서도 「기교는 걱정할 문제가 안돼」라는듯 오히려 더 차분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파가니니의 「칸타빌레 D장조」,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위에」에서는 마음을 잡아당기는 자유자재의 볼륨감이 얼굴에 와닿았다 멀어지는 봄바람과도 같이 느껴진다. 장영주가 8세의 나이로 세계무대에 데뷔할때부터 음악팬들은 청중을 경악케 하는 그의 「천연덕스러움」을 지적해왔다. 그리고 그 천연덕스러움이란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무대매너와 흔들림없는 기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벌써 16세를 맞은 장영주의 음반을 들어보면 그 천연덕스러울 정도의 느긋함이 그의 「이른 성숙」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의 음악이 가진 특성때문임을 새삼스레 발견하게 된다. 한편 길 샤함의 「로망스」는 아름다운 음색에 대한 샤함의 천부적 감각이 잘 드러난 음반. 한음한음의 표정을 치밀하게 세공해 냈지만 그의 평소 특징이 그렇듯 작위적인 표정이나 지나치게 계산해낸 연주의 「부담」은 발견되지 않는다. 오르페우스 실내악단 반주로 엘가 「사랑의 인사」,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홍난파 「사랑」 등 11곡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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