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입원 파장]민주계 어떻게 될까

  • 입력 1997년 3월 12일 20시 10분


[정연욱 기자] 신한국당 민주계의 「맏형」격인 崔炯佑(최형우)고문이 11일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민주계 진영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더구나 한보사태와 金賢哲(김현철)씨 문제로 민주계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극도로 치솟고 있는 상황 때문인지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반응들이다. 만약 최고문이 이번 신병으로 정치 전면에서 물러날 경우 민주계의 한 축은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최고문이 대선을 겨냥해 재건작업을 주도한 민주산악회 등 대표적인 민주계 사조직 또한 그 기반이 밑바닥에서부터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당내 최대기반을 갖고 있는 최고문의 정치적 영향력 위축은 곧바로 민주계내부의 「자중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계 중진들의 「세(勢)불리기」가 현정부출범이후 줄곧 통합보다 각개약진식으로 진행돼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고문과 金德龍(김덕룡) 徐錫宰(서석재)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간의 보이지 않는 「앙금」으로 인해 완전히 파경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는 당안팎의 진단이다. 최고문의 한 측근은 『병세악화로 최고문이 정치일선에서 「2선후퇴」할 경우 연말 대선을 앞두고 민주계의 전열을 정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당장악력도 현저히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당내 최대지분을 무기로 당내 경선과정에서 민주계 대표주자를 내거나 「캐스팅보트」를 쥠으로써 차기 정권창출의 핵심세력으로 명맥을 이어나가려는 민주계의 내부전략은 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비관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위기상황일수록 단결한다」는 민주계의 특장이 발휘되지 않겠느냐는게 그 논거다. 하지만 고민은 이미 각개약진을 해온 민주계중진들의 보이지 않는 틈이 「누구를 중심으로 뭉칠 것인가」라는 핵심문제에 부닥쳤을 때 과연 메워질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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