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절단」강력 촉매물질 개발…아주대 한만정교수

  • 입력 1997년 3월 11일 09시 26분


[김병희 기자] 생체 유전정보를 지닌 DNA를 끊어내는데 강력한 촉매역할을 하는 물질을 국내연구진이 만들어내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주대 공업화학과 韓萬靖(한만정)교수는 리보프라노스라는 당(糖)분자를 고분자에 끼워넣은 새로운 탄수화물 고분자를 합성, 이 물질이 DNA 절단속도를 1천배까지 높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교수는 94년부터 생체의 핵산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 고분자 합성연구를 시작, 95년 말 새로 합성한 물질의 촉매효과를 발견하고 연구를 계속해왔다. 영국의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지 97년 1월호에 한교수의 논문이 발표되자 미국 「화학과 공학뉴스」(C&EN)는 2월17일자 학술기사란 1면을 할애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국내학자의 연구결과가 「화학과 공학뉴스」에 이처럼 상세히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국립의학연구소 마이클 게이트박사는 이 연구에 대해 『놀랍고도 전례가 없는 발견』이라고 평했다. DNA 절단은 질병의 발생원리를 알아내거나 새로운 의약품 개발 연구에 사용되는 유전자 재조합에 필수적인 기법. 한교수의 연구는 두가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첫째는 리보프라노스를 구조가 다른 여러 고분자에 끼워넣어 실험함으로써 DNA가 끊어지는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 이 결과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두번째는 합성한 리보프라노스 고분자를 암이나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암이나 에이즈는 정상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비정상적인 증식이 거듭되는 현상이다. 따라서 DNA의 어느 부위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지를 알아내 그 부위를 끊어버릴 경우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 한교수는 『현재 리보프라노스 고분자가 DNA의 특정 부위를 정확하게 끊어줄 수 있도록 특성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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