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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진료일기]삶에 대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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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진료일기]삶에 대한 희망

입력 1997-03-10 08:16수정 2009-09-2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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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만나보게 된 유치원장 김여사(38)는 죽음을 넘어선 소중한 체험을 중요한 자산으로 간직하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담담한 기분으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체험을 중요한 교훈으로 말해주고 있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병에서의 회복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다』고. 5년전 그녀가 우리 병원을 찾았을 때는 말기암 환자에다 심한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었다. 어느 대학병원에서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그리고 담당의사가 암의 치료법은 부작용이 심하고 확실히 낫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죽음을 암시했을 때 그녀는 이미 그 자리에서 삶을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왜 하필이면 자신에게 그런 몹쓸 병이 생겼을까 하는 강한 회의와, 그리고 바로 이어 나타난 우울증세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이를 보다못한 담당의사는 우선 이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신념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녀를 나에게 보낸 것이다. 그녀는 질병과 싸우기보다는 못다한 삶에 대한 한, 삶과 죽음앞에 선 갈등, 지난 삶에 대한 회한으로 더 번민하고 있었다. 오히려 병은 뒷전이었다. 현대적인 치료법으로 질병치료를 계속하는 한편 이 여인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한을 풀어주며 정신적인 안정과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려운 기간을 지나면서 그녀는 차차 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정리되지 않았던 과거의 일들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상담을 받으면서 얻은 마음의 안정과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힘든 항암제 복용과 방사선 치료를 감당할 수 있게 하였다. 마침내 기적같은 회복을 보이기 시작했다. 병의 회복 속도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빨랐다. 결국 그녀는 1년반의 투병끝에 완쾌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나는 이 환자를 통해 다시 한번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는 것 못지않게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신기능이 몸안의 생물화학적 물질, 또는 면역세포들을 조정하여 병을 낫게 한다는 점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 ☎02―593―7070 오홍근 <정신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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