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교포 문제 전문가 이구홍씨

  • 입력 1997년 3월 8일 09시 55분


[윤종구기자] 해외교포사회에서 이 구홍씨(55)는 「민간정보부장」으로 불린다. 교민사회의 자잘한 이야기까지도 그는 알기 때문이다. 일본의 민단 단장이 금니를 언제 몇개 했는지도 훤히 꿰고 있을 정도. 따로 심어놓은 정보원이 있어서가 아니다. 33년간 50여개국을 돌며 해외교포연구에 몸바친 결과다. 그가 교포연구에 빠져든 것은 한국외국어대 4학년이던 64년부터. 한일국교정상화 교섭에서 재일교포문제가 뒷전에 밀린 것에 화가 나서였다. 그 해에 설립한 해외교포문제연구소가 지금까지 그의 보금자리다. 교포사회에서는 무슨 일이 생기면 그에게 의견을 묻곤 한다. 며칠전 기자와 만났을 때도 서울 낙원동 그의 사무실로 두통의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3월의 민단 선거에서 누가 단장이 되겠느냐』는 재일동포의 문의전화였다. 역대 민단 단장선거에서 그의 예측이 10표이상 빗나간 적은 없었단다. 교포연구에서 그는 독보적이다. 지금 심각히 떠오르는 교포2세 교육문제는 그가 60년대 중반에 제기했다. 사할린동포문제도 정부보다 10여년 앞선 70년대초에 목소리를 높였다. 교포관련 논문도 이 연구소 발간지를 인용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 65년부터 내는 계간 「교포정책자료」는 한인교포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89년에는 「월간 해외동포」를 창간했다. 그에게 오는 교포신문도 40여종. 해외교포는 민족자산이라고 그는 믿는다. 『이스라엘이 국제무대에서 큰소리치는 것은 미국 유럽에 뿌리내린 1천5백만 유태인 덕분입니다. 대만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2천만 화교라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도 전세계 1백70여개국에 5백만명의 교포가 있어요. 세계 4위죠. 특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대강국에 집중된 교포를 가진 민족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엄청난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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