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총리 本報 단독회견 내용]

  • 입력 1997년 3월 8일 08시 09분


高建(고건)국무총리는 7일 오전 중앙청 집무실에서 본보기자와 가진 단독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내각 활성화방안으로 분야별 관계장관 회의를 활성화시키고 여기에 시민단체 대표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토론을 통한 정책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리책임하의 국정운영」에 대해 야당 등 일부에서는 총리 취임초기에 으레 하는 말 정도로 치부하는데…. 『대통령께서 먼저 그렇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씀하셨고 나도 그것이 대통령의 진심이라고 느꼈다. 행정을 전적으로 맡기기 위해 행정을 잘 아는 사람을 찾았고 나를 적임자로 생각해 「고총장이 좀 맡아줘야겠다」고 말씀하셨다』 ―총리로서 내각통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헌법상 규정된 총리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겠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광의 열쇠를 맡겨놓고 가끔 부엌과 광에 들어가 잔소리하듯이 나도 각 부 장관들에게 잔소리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장관들은 자기분야 국정의 최고책임자라고 생각해 총리 눈치보지 말고 자기소신껏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일하면 될 것이다. 행정 각부를 총괄해서는 총리가 책임질 것이다. 그러나 각 부처의 어려운 점은 총리가 해결해주겠다』 ―오늘날 행정은 여러 부처가 관계되는 통합행정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 『각 부처가 팀워크를 이루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총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현재의 국무회의는 너무 형식화 돼 있다. 그래서 국무회의 활성화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와 별도로 통일외교안보 사회문화 일반행정 등 분야별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열어 정책토론회를 활발하게 갖겠다. 또 여기에 전문가와 시민단체대표들을 초청해 정책토론을 벌이겠다. 이렇게 하면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한편 정책의 시행착오도 없애고 정책결정과정을 공개해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규제혁파를 우선과제로 내세웠는데…. 『대상이 되는 것은 사회규제가 아니라 경제규제다. 절차규제 진입규제 등을 철폐해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 우리나라와 경쟁상대가 되는 대만 홍콩 등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 이들 국가의 수준으로 경제규제를 혁파해 나가겠다. 그래야 기업인들이 해외에 나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임기말에 행정공백이 우려되고 공직기강이 흐트러질 것으로 우려되는데…. 『공무원들의 마음에 호소할 것이고 총리가 솔선수범할 것이다. 그러고도 안되면 신상필벌을 엄정히 집행해 나갈 것이다. 기관장의 청렴은 부패척결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라고 본다. 아무리 기관장이 청렴하더라도 아랫사람들이 부패할 수 있다. 신상필벌을 엄격히 해 청렴한 것이 이롭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겠다. 이것이 부패척결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윤정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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