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원들,의회내 욕설-육탄전 반성위해 합숙여행

  • 입력 1997년 3월 7일 19시 56분


[워싱턴〓홍은택 특파원] 7일 가족들을 동반한 미국 하원의원들이 기차를 타고 펜실베이니아 허쉬에 있는 휴양지로 주말여행을 떠났다. 초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이 기차여행의 취지는 친선도모. 하지만 지난 104대 의회가 거친 욕설과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던 육탄 돌격으로 미 국민들의 눈살을 찌프리게 한 데 대한 반성에서 이 모임이 기획됐다. 때문에 이번 여행은 의원품위 향상을 위한 「단체 합숙훈련」이기도 하다. 레이 러후드(공화), 데이비드 스캐그스(민주) 두 의원은 이같은 추태들이 서로를 잘 모르고 또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탓에 벌어진 것이라고 보고 동료의원들에게 합숙여행을 통한 친목도모를 제의했다. 의원들도 이에 동조, 총원 4백35명 중 2백20명이 참가해 「의결정족수」를 넘기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보스니아 파병(派兵)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 랜디 커닝햄 의원(공화)과 육박전을 벌여 의회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를 촉발했던 짐 모런의원(민주)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지만 「피해자」 커닝햄 의원은 이번 행사에 참가한다. 공익 자선재단인 「퓨 채리터블 트러스트」가 이번 여행을 후원하는 것도 재미있는 특징. 의원 상호간의 친선도모가 공익에 부합한다는 뜻에서 70만 달러를 내놓았다. 『의회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차이를 억지로 없애는 게 아니라 건강한 논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6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보도된 스캐그스 의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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