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농약콩나물」언제까지 먹어야 하나

  • 입력 1997년 3월 7일 1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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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콩나물재배업소 10곳 중 6곳이 콩을 소독하고 종자를 싹틔울 때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콩나물에 농약을 뿌린다는 사실이 일반에게 알려진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닌데도 아직도 이를 근절 못하고 있다니 분통 터질 노릇이다. 게다가 농림부와 보건복지부가 콩나물관리를 서로 맡지 않으려고 미루는 바람에 농약콩나물이 범람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콩나물은 김치와 함께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애용하는 식품이다. 값이 싸고 영양분이 풍부한데다 기호성(嗜好性)이 높아 향토 별미로도 사랑받는다. 전주 콩나물국밥, 진주 비빔밥, 마산 미더덕찜, 군산 아귀찜에 빠져서는 안되는 재료가 콩나물이다. 비타민C를 듬뿍 함유하고 있어 예로부터 감기를 낫게 하고 속을 가라앉히는 약으로 소개됐던 콩나물은 뇌세포 손상을 막아 기억력을 증진시킨다고 해서 한때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콩나물재배에는 콩을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싹을 틔우고 빨리 자라게 하는 성장촉진제, 싱싱한 상태를 오래 지속토록 하는 이른바 「화장품농약」이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보건당국은 하루 6∼10회 물을 주는 재배과정에서 농약이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인체에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지만 일단 오염된 농약의 분해기간이 콩나물 재배기간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인체 무해론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당국은 무해론을 주장하기보다 재배시설 현대화와 잔류농약 허용기준치를 정하고 콩나물을 안전성검사 농산물에 포함시키는 일부터 서두르는 것이 옳다. 농약 묻은 식품을 식탁에 올리게 하는 정부는 정부도 아니다. 주부들도 시장에서 콩나물을 살 때 길고 통통하고 잔뿌리가 별로 없고 색깔이 좋은 것만 고르는 것은 일부러 농약콩나물을 찾는 것과 다름 없다는 충고를 새겨 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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