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방송사PD들 잇단 감독데뷔…자본-인력 결합

  • 입력 1997년 3월 6일 08시 43분


[박원재 기자] MBC가 직접 극장용 영화를 만들고 SBS는 충무로 영화사에 제작비를 지원한다. TV 드라마로 이름 값을 올린 중견 PD들도 앞다퉈 메가폰을 잡고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고 있다. 「충무로」와 「여의도」의 만남이 올 초 영화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영상산업의 양축을 이루는 이웃이면서도 먼 거리를 유지해 왔던 두 세력간에 인력과 제작 노하우, 자본의 결합이 형성되고 있는 것. 방송의 영화 진출은 자회사인 프로덕션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다. MBC프로덕션의 경우 황인뢰PD를 내세워 「꽃을 든 남자」를 제작중이다. 황PD는 「고개숙인 남자」 「연애의 기초」 등 인기드라마를 통해 섬세한 영상감각을 인정받아온 MBC의 간판 연출자. MBC는 20억원의 제작비에 충무로 스타 심혜진 김승우를 캐스팅해 황PD의 작업을 응원하고 있다. SBS프로덕션은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은 제작비 지원으로 영화계 진출을 시도하는 케이스. 정선경 김민종 주연의 코믹 액션영화 「삼인조」에 제작비를 투자하고 있는데 현재 10여개 안팎의 시나리오를 놓고 후속 지원작을 물색중이다. PD 개인차원의 영화계 공략도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MBC 이진석PD가 하이틴 영화 「체인지」, KBS 이현석PD가 러시아 로케이션 영화 「용병 이반」을 만들어 관객과의 대화에 나섰다. 정치드라마에 탁월한 솜씨를 보여온 고석만PD와 「모래시계」의 김종학PD도 올 상반기중 「제이슨 리」와 「쿠데타」를 완성할 예정. 방송사의 영화진출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맞춰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서는 이와함께 방송사의 유휴인력과 장비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간 5천여만달러에 달하는 방송프로의 무역역조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건영 MBC프로덕션상무는 『미니시리즈 편당 제작비가 1억원선인 점을 감안할 때 영화 제작비 20억원은 해볼만한 투자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첫 출발인 만큼 단기 흥행에 집착하지 않고 작품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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