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者설명회 이모저모]『역사적만남 강조』화기애애

  • 입력 1997년 3월 6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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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규민특파원] 남북한과 미국대표단은 5일 오전 9시20분경부터 뉴욕 힐튼호텔 2층 뮤레이힐 스위트룸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 앞서 3국의 대표단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환담, 한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측이 서두발언에서 『남북한간에는 평화협정이 더이상 필요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결과에 대한 전망은 오락가락. 설명회가 비공개로 진행돼 자세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오전 10시20분부터 약10분간 계속된 커피타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국측 대표단이 기자단에 진행상황을 일부 귀띔. 오전에는 3개국 수석대표의 서두발언에 이어 한국측의 설명이 절반정도 진행됐는데 북한측 수석대표인 金桂寬(김계관)은 『남북한은 이미 불가침에 합의했기 때문에 새로운 평화회담은 필요없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과 미국간의 평화체제 확립』이라고 기존입장을 재강조했다는 것. 그러나 한국측 관계자는 북한이 명시적으로 4자회담을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은 4자회담에 응할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회의진행상황을 분석. ○…한국의 宋永植(송영식)외무부제1차관보, 북한의 김외교부 부부장, 미국의 찰스 카트만국무부동아태담당차관보대행 등 수석대표 3명은 설명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오전 9시15분부터 5분여동안 환담. 한미대표단은 회의장에 미리 입장해서 기다리다 북한대표단이 도착하자 문간까지 나가 마중. 다음은 수석대표간의 대화내용. ―커피 한잔 해야겠다(김). ―북한의 요즘 날씨는 어떻습니까. 대동강물은 풀렸나요. 여행은 어땠습니까(송). ―물이 녹기 시작했습니다. 북경을 거쳐왔습니다. 언제 떠났습니까. 멀리 오느라고 고생 많았습니다(김). ―일요일 저녁에 떠났습니다. 판문점에서 만났으면 편했을 걸 그랬습니다(송). ―그렇습니다. 그런 날을 앞당겨야지요(김). ―전에 유엔에 근무하신적 있죠(송). ―유엔관련사업은 했지만 여기 있지는 않았습니다. 카트만선생은 언제 왔습니까(김). ―어제 왔습니다. 사실은 5년전부터 기다렸습니다. 92년 공항에서 마중한 적 있지 않습니까(카트만). ―그때보다 젊어졌군요(송). ○…환담을 마친 수석대표들은 카트만의 권유에 따라 사진기자들을 위해 손을 맞잡은 채 잠시 포즈를 취해 주기도. 남북한대표는 먼저 카트만을 가운데 두고 사진을 찍은 뒤 이어 둘이서 손을 잡고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촬영. 사진을 찍으면서 송차관보가 『역사적인 만남이 되겠지요』라고 말을 건네자 김부부장은 『역사적 만남이 되도록 합시다』고 화답. ○…북한의 김수석대표는 회의장으로 이동하면서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설명을 듣는 날이니까 나중에 보자』고 답변. 그는 『설명회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은 그쪽에 따른 것 아니냐』며 『설명회는 하루면 충분하다』고 말한 뒤 『워싱턴에 가는 문제는 회담을 보아 가면서 결정하겠다』고 언급, 북한대표단이 워싱턴 방문을 추진중임을 시사. ○…이날 설명회에는 수석대표와 통역 1명씩을 포함해 3국에서 각각 5명씩이 참석했으며 설명을 받는 주체가 북한이라는 점을 고려해 한국어가 공용어로 사용됐다. 대표단은 서로 마주보는 대립적인 구도를 피하기 위해 원탁을 배치. ○…북한은 설명회를 위한 사전접촉에서 한미양측에 언론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특별히 요청. 이에 따라 대표들이 모두 회의장에 입장한 뒤 가진 사진촬영도 취재기자 1명, 사진기자 1명, TV촬영 2개사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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