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설명회/미국 입장]北 체제보장등 제의할듯

  • 입력 1997년 3월 4일 19시 39분


[워싱턴〓이재호특파원] 미국은 4자회담 공동설명회를 한반도 평화구조 논의를 위한 새롭고 중요한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4자회담은 원래 방어적 차원에서 제안됐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문제는 휴전협정 당사자인 북한 미국 중국이 논의해야 한다』고 하니까 韓美(한미)가 『그렇다면 한국까지 포함된 4자회담으로 하자』고 역제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경위야 어떻든 북한이 일단 설명회에는 참석한다.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던 「3자회담」 카드를 버리고 4자회담의 논의구조 속에 한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북한도 한반도문제를 논의할 유일한 틀로서 4자회담의 「정통성」을 사실상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미국의 과제는 4자회담을 어떻게 개최 유지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모아진다. 북한이 공동설명회에만 참석하고 4자회담에는 응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평화 논의구조의 새로운 틀을 짜려는 미국과 한국의 목적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4자회담 참여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북한의 체제유지에 대한 명확한 보장을 해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구체적으로 △4자회담에서는 북한이 원하는 어떠한 안보문제, 예를 들어 남북한 군축문제같은 것들도 논의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4자회담에 진전이 있을 경우 정치적 경제적 반대급부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명회에 참석하는 미국의 전략에는 간과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한미관계에서 오는 제한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이 설명회에서 드러날 북한의 입장과 태도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미국 홀로 북한에 많은 것을 약속할 수는 없다. 경수로 건설 비용 50억달러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등 제네바 기본합의 이행의 열쇠도 사실상 한국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과거처럼 한국을 제치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미국은 5일의 공동설명회는 물론 앞으로의 4자회담 본회담에서도 남북대화의 중요성과 한반도 문제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당사자 사이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임을 동시에 강조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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