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거래사 이수성총리 회견]『홀가분…나라위해 일할 것』

  • 입력 1997년 3월 3일 19시 59분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는 3일 퇴임을 앞두고 『개인적으로는 홀가분하지만 나라가 힘들고 어지러울 때 물러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총리는 지난 95년12월18일 서울대의 직선제 총장에서 총리에 임명돼 1년2개월여 동안 총리에 재임, 문민정부 최장수 총리의 기록을 세웠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이총리는 비록 난국해법 차원에서 물러나지만 이번 국회답변에서 보듯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일하는 총리」의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쉬고 싶다』며 사의를 표명해온 이총리는 서울 한남동에 1억원을 주고 단독주택을 전세로 얻는 등 퇴임준비를 해왔다. 이총리는 퇴임직후 일단 경북 칠곡의 선영에 참배한 뒤 서울대병원에 입원, 건강체크를 받으면서 지난 93년1월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과정에서 왼쪽다리에 박았던 철심을 제거하는 수술도 아울러 받을 예정이다. 이총리는 이후 집에서 쉬면서 독서와 여행 등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거나 결혼식 주례도 자주 설 계획이다. 그는 그러나 야인생활을 오래 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총리실 안팎의 유력한 관측. 신한국당 일각에서는 이총리가 당 상임고문으로 임명되면서 대권주자군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폭넓은 인간관계와 특유의 정치력을 바탕으로 TK(대구 경북)의 대표주자로 부각될 경우 폭발력이 여간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총리는 평소 『대권에는 관심도 없다』고 말해왔지만 주위의 신한국당행 권유에 대해 『그만두면 3개월정도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며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자신이 대권주자로 나설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는 주위사람들에게『나를 필요로 한다면 당으로 가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대통령선거를 도와주는 입장에 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쉬면서 앞으로 자신의 거취를 어떻게 정리할지가 대권레이스의 변수로 될 가능성이 높다. 〈윤정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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