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금인상 『속앓이』…현대-LG 『계열사별 결정』

  • 입력 1997년 3월 3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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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진 기자] 삼성그룹이 지난달말 과장급이상 임직원의 임금동결을 선언했으나 나머지 주요 재벌그룹들은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대우 LG그룹은 노조의 반발을 우려, 임금동결까지는 추진하지 못하고 노사합의에 의해 임금인상률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경우 일단 계열사별로 노사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자동차가 노사합의로 임금동결에 합의한 만큼 나머지 기업들도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는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 특히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대한알미늄과 현대목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영성과가 좋은 기업은 5%선에서 인상폭을 정하기로 했다.

그룹관계자는 『임원들 임금은 동결할 방침이지만 일반직원들의 임금에 대해선 그룹차원에서 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우그룹은 임원들의 임금을 이미 4년째 동결한데 이어 일반직원들의 임금인상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지만 역시 그룹차원에서 어떤 지침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영실적이 좋은 편이어서 노조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도 큰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인상률은 계열사별 경쟁사의 임금인상률을 감안하여 정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임금인상률을 계열사별로 결정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전자와 화학 등 주력업종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인상폭은 소폭에 그쳐야 한다는 방침이다.

선경그룹은 임원에 한해 임금을 동결하고 경영실적이 좋은 한국이동통신에 대해선 임금을 상당폭 인상하며 대부분의 계열사들에 대해선 임금인상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한솔그룹은 임금동결 대상을 임원급에서 직원들에게로 확대하기로 했다. 동양그룹은 총액임금을 동결하되 직급별로 인원 자연감소분이 생기면 해당직급별로 인상폭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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