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앞둔 정관계 표정]『누가 오고 누가…』 추측 만발

  • 입력 1997년 3월 3일 19시 59분


[윤정국·김회평·허승호·이기홍·정연욱기자] 총리교체를 하루 앞둔 3일 총리실과 정부부처, 신한국당은 정중동(靜中動)˙의 분위기 속에서도 누가 새로 입각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실 직원들은 겉으로는 국회 답변자료를 준비하는 등 분주했으나 내부적으로는 퇴임하는 李壽成(이수성)총리에 대한 아쉬움을 표명하면서 후임총리에 누가 임명될지에 큰 관심. 이총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3일 오전 8시40분경 정부종합청사 집무실에 출근해 李桓均(이환균)행조실장과 宋泰鎬(송태호)비서실장 등 간부들을 불러 국회답변 대책을 논의한 뒤 오전 9시30분경 국회로 출발. 이총리는 국회로 가기 위해 총리실 간부들과 함께 청사현관을 나서다 기자를 만나 『공관을 떠나 한남동 전셋집으로 이사할 것』이라며 『퇴임후에도 한번 놀러오라』며 여유있는 표정. 그는 『오늘 오후에 후임총리가 발표되면 집무실에 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마음의 정리를 다했음을 표시. 총리실 직원들은 특히 행정경험이 풍부한 高建(고건)명지대총장이 총리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백없이 국정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기대. ▼경제부처▼ ○…재정경제원은 청와대인사에서 경제수석이 바뀐 점을 들어 韓昇洙(한승수)부총리가 경질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체로 경질될 것으로 보고 후임을 점치는 분위기. 후임으로는 여러사람이 동시다발로 거론됐으나 개각이 임박한 3일에는 李相得(이상득)신한국당정책위의장과 鄭永儀(정영의)전재무부장관이 각각 임기막판의 당정협조, 금융시장에 밝은 「실무관리형」의 강점을 업고 부상. 재경원 관계자는 『최근 한보사태이후 거시경제 쪽보다는 금융시장 관리가 주요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별 탈 없이 재무장관을 마친 정영의 李揆成(이규성)씨의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산업부는 안광구장관이 취임한지 불과 2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개각을 앞두고 경질설이 나돌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 직원들은 통산부가 한보철강에 대한 공유수면 매립허가, 외화대출 추천, 코렉스도입 기술신고서 수리 등과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 …노동부는 재임 1년10개월째인 진념장관이 이미 지난 1월경 『노동법파동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데다 「경제부총리 영전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어 경질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 상당수 직원들은 진장관이 노동법개정을 주도하면서 「소신과 열정으로 몸을 던져 일한다」는 인상을 안팎에 강하게 남겼지만 호남출신인 고총장이 총리가 될 경우 역시 호남출신인 진장관이 부총리가 되긴 어렵지 않겠느냐며 안타까워 하는 모습. 간부들은 다음 장관은 노동법개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정치인이나 경제관료보다는 노사문제에 균형감각을 지닌 인물이 오기를 기대. ▼신한국당▼ ○…신한국당은 총리교체가 임박하자 개각폭과 당 소속의원의 입각여부 등 인선내용에 촉각. 당지도부는 내각개편도 청와대 비서실개편수준과 비슷한 「중폭(中幅)」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집권후반기 국정을 추스를 수 있는 실무형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 당지도부는 고총장의 총리임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다양한 행정경험과 풍부한 정치감각을 갖춘데다 호남출신으로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긍정적인 평가. 이 가운데 현 경제팀은 한보사태의 문책차원에서 대폭 경질이 불가피하며 당에서 이상득정책위의장 강경식의원의 부총리기용을 점치기도.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현행 선거법상 각료는 대선 6개월전부터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당소속 의원들의 입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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