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부도 15년만에 최악…장영자 사기사건이후 최고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이용재기자] 한보부도이후 정부가 자금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아 1월중 어음부도율이 지난 82년 이후 최고수준을 보인데 이어 2,3월엔 최악의 연쇄부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중소기업 신용대출에 소극적인데다 중소기업이 많이 이용하는 종합금융사 등 제2금융권이 대출심사기준을 과도하게 높이고 여신한도가 남아 있는 중소기업에조차 대출을 꺼리고 있으며 근거없는 부도설과 루머를 이유로 자금을 회수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문구업계의 경우 지난 2일 마이크로 코리아의 부도이후 종금사 등이 돌연 여신을 동결하거나 자금회수에 착수했다. 중견대기업인 A그룹의 경우 지난달말부터 종금사 네곳이 동시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철강 거래업체들은 자금관리단에서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는 채권확인서를 발급받지만 은행에서는 담보를 요구하고 있어 돈 구경을 못하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상이 계속된다면 2월과 3월중 어음부도율이 0.3%대에 육박하는 등 최악의 연쇄부도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보부도 이후 지난 1월중 어음부도율은 82년 李哲熙(이철희) 張玲子(장영자)어음사기사건 당시의 0.29%이래 15년만에 최고치인 0.1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에 자금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일선점포에서 거래업체 신용도에 따른 대출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져야하며 신용보증기금의 지급보증한도를 늘려 담보부족 중소기업들의 금융권 접근을 쉽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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