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체인점 값 차별화…『강남은 비싸게,서민엔 싸게』

  • 입력 1997년 1월 5일 20시 05분


「林奎振기자」 「서울 강남지역에선 가급적 비싸게 팔아라」. 할인점이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앞세워 국내유통시장을 급속히 잠식하는 가운데 슈퍼체인업체들이 최근 내세운 「거꾸로 전략」이다. 슈퍼체인업체는 부유층의 과시욕구를 겨냥해 가능한한 비싸게 파는 「공산품 가격차등제」를 실시, 높은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공산품 가격차등제는 슈퍼체인의 최대강점인 「지역밀착성」을 활용하여 점포가 위치한 동네의 특성에 따라 상품 가격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한화유통의 경우 지난해부터 전국 41개 점포를 지역주민의 소득과 상권경쟁상황에 따라 A,B,C그룹으로 나눠 공산품가격 차등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천점 등 28개 점포는 C그룹으로 분류, 분유와 우유 주류를 할인점 가격수준으로 팔고 있다. C그룹은 해당지역에 경쟁업체들이 많은데다 주민들의 소비성향이 가격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서울 여의점과 신반포점 등 4개 점포는 A그룹으로 분류, 백화점가격으로 받는다. A그룹은 가격보다는 서비스와 품질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이 많은 지역이다. 중산층이 많은 B그룹 11개 점포는 마진율 10%선에서 가격을 결정해 놓고 있다. 시바스리갈 1병(700㎖)값을 예로 들어보자. C그룹 점포에선 2만7천원을 받는데 A그룹 점포에선 3만3천원에 판다. 무려 6천원이나 차이가 난다. 71개 슈퍼체인점을 갖고 있는 해태유통은 A,B,C,D등급으로 나눠 가격차등제를 실시중이다. A,B,C그룹은 소득수준에 따라 분류했고 D그룹은 할인점과 경쟁하는 등 특수상황에 처한 점포라는 의미. 부유층이 많은 A그룹 20개 점포에선 백화점 가격을 받고 서민층 지역점포인 C그룹에선 A그룹보다 10%싸게 판다. D그룹은 점포장에게 가격결정권을 위임,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능한한 최저가격을 유지하도록 했다. 슈퍼체인업체들은 유통업계의 불황속에서도 이같은 가격차별화 전략으로 지난해 하반기중 매출신장률 20%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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