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야기]골초들의「담배끊기」백태

입력 1997-01-04 20:06수정 2009-09-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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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喜相기자」 상에 죽고 못사는 연인을 만난 것처럼 조심스럽게 쓰다듬다가 먼저 입술을 댄다. 사랑스럽게 살며시 무는 사람도 있다. 이윽고 「사랑의 불꽃」을 피워올린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불꽃. 그러나 강렬한 향연은 불과 몇분. 헤어질 시간이 되면 이번엔 구둣발세례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흡연가들의 행태다. 「담배 끊기」. 새해들어 30대 흡연가들이 수없이 되뇌고 되뇌는 화두(話頭)다. 미친 사람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한다. 『난 할수 있어. 그까짓 담배하나 못 끊을 내가 아니야』 성공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농담집에도 나오듯이 「수없이 여러번 끊었다」는 사람도 많으니. 15년전 호기심에 담배를 시작했다가 지난 92년 결혼하면서 딱 끊었던 중소기업은행 김흥철대리(35). 업무스트레스가 많은 부서로 옮기면서 작년 2월 다시 담배를 물었다. 그러나 새해첫날 아침 겨울비와 눈보라속에 북한산에 올라 금연을 맹세했다. 하루 10여개비로 골초는 아니었지만 역시 금단증상과 싸우고 있다. 금연이유가 재미있다. 『딸만 하나 뒀는데 올해는 아들을 낳고 싶어요. 뭔가 정성을 좀 들여야 할 것 같아서요』 자유기고가인 이영현씨(35·여)는 대학1년 때 호기심에 담배를 시작,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건강을 생각해 열번도 더 끊으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한번에 5천원짜리 금연침도 맞아봤고 2만원짜리 니코틴 패치도 붙여봤지만 메스껍거나 구토증이 일어 모두 중간에 그만뒀다. 최근에는 4단계 금연파이프를 시도중이다. 남편은 3년전 한달만에 「서서히 줄이는 방법」으로 담배와 결별했다. 이씨는 그래서 더 괴롭다. 『다섯살난 아들 앞에선 되도록 안피우려고 해요. 남들은 임신하면 모성애 때문에라도 끊던데 나는 안되던데요. 아이가 크면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지 말해줄 겁니다. 아들은 담배를 안배웠으면 좋겠어요』 금융기관 과장인 이재홍씨(39)는 79년 입대해 휴식시간의 무료함을 달래려 시작한 담배를 만16년간 피웠다. 회사의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 건강악화수치가 높게 나와 95년부터 금연의 길로 나섰다. 1m80인 그는 금연후 몸무게가 단숨에 85㎏에서 90㎏으로 불었다. 작년 여름부터 운동과 식사량 조절로 80㎏으로 줄였고 올해는 75㎏까지 내리는 게 목표다. 『그렇지만 지금도 꿈속에선 담배를 피웁니다. 남들이 맛있게 피워대면 「한번 피워볼까」란 생각도 들지요』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는 이성국씨(30). 1년여 동안 끊었다가 아내 몰래 회사에서만 담배를 피운지 6개월째다. 신혼 초에 집에서 담배를 피우다 아내와 부부싸움을 심하게 한 뒤 그날로 끊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협조를 안해줘요. 「그래 너만 건강하게 백살까지 살아라」 「네가 끝내 금연에 성공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면서 어찌나 약을 올려대는지…』 대기업계열사에 근무하는 이현주씨(33·여)는 10년여 동안 피우다 작년7월부터 금연하고 있다.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종사하다 지난 92년 역시 같은 길을 걷던 남편(33)을 만나 함께 「운동」을 떠났다. 남편은 자격증시험을 준비중이고 자신이 생활비를 벌고 있기 때문에 「내가 건강해야 가정을 지킬 수 있다」는 자각에서 금연을 결심했다. 남편은 여전히 담배를 많이 피우지만 자신이 완전히 성공하면 금연을 권할 생각이다. 이씨는 30대 흡연자들에게 소리높여 말한다. 『끊으세요. 금연 일주일이 고비더군요. 참고 견딜만해요. 맨날 콜록콜록하면서도 계속 피우시는 분들, 한번 끊어보면 세상이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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