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97 선진정치/후보검증절차]막판「깜짝쇼」곤란

입력 1997-01-03 20:38수정 2009-09-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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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永默기자」 선거란 정치상황의 산물이다. 후진적 전근대적 정치상황속에서 선진선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50년 가까이 이른바 「민주선거」의 역사를 가졌으면서도 아직껏 선거 때마다 「후보검증」 「공약검증」 「정책선거」 등이 화두(話頭)로 떠오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사의 질곡 때문이다. 그러나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이제는 선거다운 선거를 통해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뽑아보자」는 열망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지난날 우리 정치사를 지배했던 장기집권 군사독재 등의 왜곡구조가 이제는 어느 정도 청산되었으니 그야말로 「새정치」 「새선거」를 한번 해보자는 민의의 반영이기도 하다. 이같은 선진선거 실현을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은 우선 「후보검증」과 그 방법론 쪽으로 모아진다. ▼ 黨內민주화가 관건 ▼ 첫째, 각 정당의 공정하고 공개되고 민주화된 대선후보선출과정이다. 金玟河(김민하)중앙대총장은 『유권자들에게 후보검증의 기회를 얼마나 보장하느냐가 민주주의의 요체』라며 『당원들의 뜻에 의해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당내 민주주의의 실현이야말로 후보검증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대선후보 결정시기도 전문가들의 관심사였다. 朴載昌(박재창)숙명여대교수는 『역대 대선후보선출의 전례를 보면 거의 「깜짝쇼」에 가까웠다』며 『이는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장도 『선거를 불과 몇달 앞두고 후보자를 결정하면 유권자들이 오판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둘째, 토론회의 활성화다. 최근 선거법협상에서 여야가 합의한 후보자간 TV토론은 대선문화의 새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초청토론회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孫鳳鎬(손봉호)서울대교수는 『후보자들 「말」에 대한 여과장치가 없는 당사자간 TV토론보다 전문가가 중간에 개입하는 초청토론회가 유권자들에게 공정한 판단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교수는 『이제는 이른바 「넥타이부대」들이 자발적으로 토론문화를 발전시키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면서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사이버 채팅」을 일례로 들었다. 지난해 9월부터 「바른 대통령만들기 국민대토론회」를 기획중인 유권자운동연합의 李鍾仁(이종인)사무총장은 『여러 시민단체들이 연대, 빠르면 2월부터 여야의 후보자군(群)을 설정해 다양한 주제로 초청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셋째, 전문가패널에 의한 간접검증이다. 羅鍾一(나종일)경희대교수는 학자 언론인 기업인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1백명 정도의 패널을 구성해 리더십 도덕성 위기관리능력 경제적 자질 국제적 명성 등 여러 기준에 대해 점수를 부여해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신한국당의 盧承禹(노승우)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으나 『전문가보다는 계층별 직업별 지역별로 고른 분포의 모집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국민회의의 吉昇欽(길승흠)의원은 『언론이 직접 후보자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인물파일을 작성, 유권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공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후보 공개지지 허용을 ▼ 공약검증 방법으로는 중립적인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약검증기구 구성이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 최근 비정부기구(NGO)의 활성화추세에 맞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민간기구 구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경실련 유권자운동연합 참여연대 등은 선거후 6개월이나 1년마다 공약검증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발표하는 방안을 계획중이다. 이와함께 유권자 시민단체 언론 등이 사전에 특정후보를 공개지지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자는 주장도 적지않았다. 손교수는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악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하되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는 곧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직결된다. 후보자의 일방홍보만을 허용하고 후보선택을 위한 유권자들의 행동은 극도로 제한하는 선거법조항을 반드시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교수는 『후진국을 제외하고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밖에 없다』며 『유권자와 후보자간의 정보유통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조항들은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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