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약동의 호랑이』…84년전 抗日독립달력『햇빛』

입력 1997-01-03 20:38수정 2009-09-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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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직전에 기(氣)를 모으듯 웅크린 호랑이. 바로 그 모습으로 한반도를 묘사한 달력(사진)이 84년전인 1913년에 나와 항일독립혼을 북돋우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 달력은 독립운동가 朴容萬(박용만·1881∼1928)선생이 하와이에서 발행하던 신한국보(新韓國報)가 만든 것으로 韓日(한일)근대사 연구가 崔書勉(최서면·국제한국연구원 설립자)씨가 최근 일본 외교사료관에서 찾아냈다. 이 달력에는 대한전도(大韓全圖)라는 표기 밑에 지도를 대신한 호랑이가 그려져 있고 그 위쪽에 「안의사 중근공」이라는 이름과 함께 安重根(안중근)의사의 사진이 실려 있다. 누가 보더라도 안의사를 독립운동의 거울로 삼아 「토끼가 아니라」 호랑이와 같은 기개로 민족자주를 되찾자는 뜻이 담겨있음을 읽을 수 있다. 최씨는 『한반도는 조선시대에도 호랑이로 상징되곤 했다. 그런데 일본이 19세기 후반 아시아침략을 꾀하면서 한반도를 토끼상으로 묘사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메이지(明治)초기 지리학자 오가와 다쿠지(小川琢治)가 중등학교 지리교과서에 「한반도는 토끼와 같은 모양」이라고 쓴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달력은 하와이에서만 배포된 것이 아니다. 그해 1월29일 하얼빈주재 일본총영사가 만주 지역에 나돌던 이 달력을 압수, 본국 외무성에 보내면서 「불온달력 색출」을 건의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건의서(상신서)는 「이 불온한 달력의 인쇄 및 발송을 금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조선의 반일분자들이 이토(伊藤·이토 히로부미)공을 살해한 안중근 같은 악한을 스승으로 여기는 풍조가 널리 퍼지고 있으니 이를 서둘러 막지않으면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裵仁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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