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역도]「인간기중기」슐레이마놀루 은퇴 선언

입력 1997-01-03 20:38수정 2009-09-2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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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기중기」「기록 제조기」 「작은 헤라클레스」「살아있는 전설」 어떤 수식어가 붙어도 결코 과장되거나 어색하지 않은 「150㎝의 力士」 나임 술레이마놀루(30.터키)가 마침내 바벨을 놓았다. 지난 83년 15세의 나이로 용상 세계기록을 세우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14년동안 세계 역도계에 불멸의 기록을 남긴 술레이마놀루가 유수같은 세월 앞에 무릎꿇고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새해 벽두에 선언했다.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정상에 등극, 올림픽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던 술레이마놀루.'86 '87 '89 세계선수권대회 3연속 3관왕 기록을 작성한데 이어 '91 '93 '94대회 3연속 3관왕을 재연하는 등 그 누구도 세울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낳은 슈퍼스타 술레이마놀루가 지금까지 세운 세계기록만 70개가 넘는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따낸 금메달만 22개로 구소련 역도 영웅 바실리 알렉세예프와 나란히 기록을 보유한 술레이마놀루는 불가리아의 빈민촌인 프티차프에서 터키계 불가리아인으로 태어났다. 147㎝의 어머니와 155㎝의 힘좋은 광부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0세때 처음 바벨을 들기 시작했다. 12세가 되던 해에 `불가리아 스포츠 영재학교'에 입학,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술레이마놀루는 짧은 다리와 허리에도 불구하고 바벨을 드는 손은 거인들에 못지않은 등 역도를 하기에 천부적인 자질을 갖고 있어 기량이 급신장했다. 15세때 카이로국제대회에서 세운 용상 세계신기록(160㎏)은 기네스북에 그의 이름을 세계 최연소 신기록 보유자로 올렸다. 84년 LA올림픽에 출전할 꿈을 키웠지만 동구권의 출전 보이콧으로 좌절감을 겪어야 했던 술레이마놀루는 86년 11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갈라컵대회 도중 불가리아팀을 이탈, 터키로 망명했다. 양국간에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까지 몰고갔던 술레이마놀루의 망명사건은 터키가 불가리아에 1백만달러의 몸값을 지불하며 일단락됐고 술레이마놀루는 88년 서울올림픽에 터키 국기를 달고 출전했다. 역도 사상 처음으로 자기 몸무게의 3배를 든 선수로 기록된 그는 서울올림픽에서 당당히 우승, 터키 정부가 내준 대통령전용기를 타고 금의환향하는 특급대우를 받으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고 이에 보답하듯 하나씩 기록들을 바꿔나갔다. 더이상 오를 곳이 없어 이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을 술레이마놀루. 그는 가장 화려할 때 은퇴를 선택한 지구촌 최고의 力士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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