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의 근본 다시 세워야

동아일보 입력 1997-01-02 20:02수정 2009-09-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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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되살리고 고용을 안정시키려면 무엇보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야 한다. 일하기보다 놀기를, 저축하기보다 쓰기를, 협력보다 대립을 택한다면 그 나라 경제는 견딜 수 없다. 지난 한해 우리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까닭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경상적자가 2백억달러를 껑충 뛰어넘고 외채가 1년새 2백억달러이상 급증, 마침내 부끄러운 1천억달러선을 넘은 이유는 과소비 때문이다. 관광수지의 엄청난 적자가 그 좋은 예다. 성장률은 95년 9%선에서 6%선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다가올 본격적인 불황에 대비, 투자를 줄이고 명예퇴직과 조기퇴직 바람으로 근로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새해에 이 어둡고 침울한 바람이 가시리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 고용불안은 오히려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제 임금조건보다 상시근무여부가 더 관심거리다. 해외여건 역시 순풍은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른 상품거래의 자유화 차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으로 자본거래의 각종 보호막을 벗겨내야 한다. 우리의 금리 환율 증권시장정책 등 금융정책의 대변동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국제단기 투기자금, 이른바 핫머니의 손쉬운 이동이 우리 경제정책운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기업의 적대적 합병 인수까지 가능해 기업의 안정적 경영에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마당에 노동관계법 변칙처리의 후유증은 조만간 완전히 가시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사갈등이 사회와 경제에 주는 타격은 치명적이다. 근로자가 파업을 하면 기업은 상품을 생산할 수 없다. 수출도 할 수 없다. 사회가 어수선하면 상품구매력도 떨어진다. 노사갈등의 조기진정여부가 올 경제의 향배를 결정한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에 경기를 부양한다고 돈과 각종 규제를 무분별하게 풀 경우 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실업이 늘어나는 상태에서 물가마저 오를 때 사회적 긴장은 높아질 것이다. 또 무역수지가 불투명한 가운데 해외여행과 과소비바람이 무역외수지를 악화시킨다면 우리 경제의 설 곳은 아무 데도 없다. 경제연구소마다 올해 성장률을 6%내외, 물가 5%이상, 경상수지적자 2백억달러내외로 예측하고 있다. 작년보다 훨씬 나쁘다. 그렇다면 정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한다는 각오아래 근검 저축하는 경제의 기본원리를 실천하는 도리밖에 없다.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할 때가 아니다.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정부 기업 가계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노사갈등을 빨리 풀어야 하고 경제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기업은 경쟁의욕을, 근로자는 노동의욕을 되찾아야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사회의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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