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259)

입력 1997-01-02 20:02수정 2009-09-27 08:5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제6화 항간의 이야기들 〈49〉 오른손이 없는 젊은이는 자신의 신세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사흘째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별안간 집주인이 뛰어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몇 사람의 호위병과 나에게 도둑의 누명을 뒤집어씌웠던 시의 감독이 들이닥쳤습니다. 나를 이 집에서 강제로 쫓아내려고 그렇게 몰려온 거라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다급하게 말했습니다. 「예, 알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약속대로 순순히 집을 비워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의 이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내 어깻죽지를 비틀어 잡더니 목에다 쇠사슬을 감았습니다. 그리고는 무자비하게 나를 끌고 나가며 말했습니다. 「네놈이 가지고 있던 그 목걸이는 다마스쿠스의 대신이자 부왕 되시는 분의 물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부터 사년 전에 젊은 처녀와 함께 그 댁에서 없어졌던 물건이란 말이다」 이 말을 듣자 나는 하얗게 질려 혼자말을 하였습니다. 「오른손을 바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구나! 이제 내 목숨까지 바치게 생겼구나! 알라께 맹세코 이젠 모든 것을 대신 앞에 고백할 수밖에 없겠구나. 꼭 죽여야겠다면 순순히 목숨을 내어주고, 알라의 뜻에 맞는 일이라면 용서를 청할 뿐이다」 사람들은 나를 대신 댁으로 끌고 가 대신 앞에 꿇어앉혔습니다. 대신은 한 차례 힐끔 나를 곁눈질해 보더니, 총독 이하, 총독의 부하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왜 이 사내의 손을 잘랐느냐?」 영문을 모르는 총독은 미처 무어라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대신은 혼자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아무 죄도 없는 이 젊은이의 손을 자르다니, 가엾기도 하지. 그대들은 못할 짓을 했어」 이 말에 용기를 얻은 나는, 어쩌면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말했습니다. 「충성된 자의 임금님이시여, 저는 결코 도둑이 아닙니다. 모두들 저를 모함하여 매질을 가했습니다. 그 모진 매질을 이기지 못하여 저는 결국 허위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난 나는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걱정하지 말라. 이제 고생을 안해도 될 테니까 말이다」 부왕이 말했습니다. 나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부왕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때 부왕은 시의 감독을 향하여 말하고 있었습니다. 「너는 이 젊은이의 손을 자른 보상금을 지불하여야 한다. 만약 우물쭈물하며 지불하지 않는다면 교수형에 처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 전부를 몰수하겠다」 이렇게 말한 부왕은 시의 감독을 일단 감옥에 처넣으라고 명령했습니다. 부왕의 경호원들은 시의 감독을 끌고 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뭐가 뭔지 몰랐습니다. 어쩌면 왕이 나를 유도심문하기 위하여 연극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글:하 일 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