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과학]작동중인 전자레인지 보고 있어도 안전

  • 입력 1996년 10월 25일 20시 53분


주변에서 과학적 진리와 어긋난 상식을 너무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우선 「전자(마이크로파)레인지에 요리를 할 때 오븐을 쳐다보면 백내장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또 「마이크로파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레인지 유리문을 통해 밖으로 새어 나올 것이다」 「요리를 한 후에는 전자파가 음식에 남아 있어서 해를 끼친다」 등등. 과연 정말 그럴까. 여기에서 그 해답을 분명히 밝혀보자. 전자(기)파는 얼마나 빠르게 진동하느냐에 따라서 그 성질이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면 1초에 24억5천만번 진동하는 전자기파(마이크로파의 일종)는 물에 강하게 흡수되어 물분자를 빠르게 진동시키는 일을 한다. 그 결과 물을 포함하는 물질의 온도를 급격히 올리는 작용을 한다. 이를 이용해 음식을 가열하는 것이 전자레인지다. 따라서 1초에 24억5천만번 진동하는 전자기파가 몸에 쪼여진다면 우리가 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명백하다. 전자기파가 1초에 1백조∼1천조번 진동하면 우리 눈에 보인다. 이를 가시광선이라 부른다. 태양광선이든 백열등이나 형광등에서 나오는 빛이든 모두 전자기파다. 전자레인지 안에는 조리할 때 내부를 살필 수 있도록 백열전구가 켜져 있다. 전자레인지 문을 살펴보면 지름 1∼2㎜의 작은 구멍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금속판이 투명한 플라스틱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전자기파가 금속판에 반사되는 성질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마이크로파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금속판에 전자기파의 파장보다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도 전자기파는 여기를 빠져 나가지 못하고 마찬가지로 반사된다. 그러나 파장이 매우 짧은 가시광선은 이 구멍 사이로 빠져 나갈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레인지 안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레인지의 문을 뚫고 나오는 전자기파는 우리 눈에 해롭지 않은 가시광선뿐이다. 요리를 하는 중이나 하고 난 후에 아무리 요리를 쳐다보아도 해를 입을게 없다. 마이크로파는 또 방사능과 전혀 관련이 없다. 즉 음식에 마이크로파가 잔류하거나 요리가 끝난 음식에서 마이크로파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양인상:이화여대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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