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대중교통 개선-보행환경 함께 접근해야

  • 입력 1996년 10월 18일 2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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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외곽의 신시가지 라데팡스. 이 지역은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돼 세계 1천2백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라데팡스의 거리에선 자동차를 볼 수 없다. 시가지 전체 가 복층으로 설계돼 자동차는 아래층으로만 다니기 때문이다. 보행자는 자동차를 의 식할 필요가 없으며 어린이들은 차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뛰어 논다. 런 던 근교의 밀튼 케인즈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공원을 연상시킨다. 16만명의 인구에 1천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 가운데 보행자 및 자전거 전용도로가 거미 줄처럼 연결돼 있다. ▼서울은 어떤가. 자동차 우선의 도로와 그에 따른 교통정책만 있을 뿐 걸을만한 거리가 없다. 인도마저도 안심하고 걷기가 힘들다. 아무 때고 파헤쳐지고 복구는 지 지부진하다. 곳곳에 공사자재가 쌓여 있고 수많은 노점이 인도를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심지어 보도 한가운데에 버젓이 주정차해 있는 차량들이 시민들의 갈 길을 막 는다. 어디 그뿐인가. 교차로는 많고 횡단보도는 드문데 그나마 지하로 건너야 할 곳이 많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의 보행환경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지하철은 환승 버 스연계가 어렵고 지하 이동거리가 턱없이 길며 횡단보도는 무려 2㎞를 걸어야 하는 곳이 있다. 지하도 계단은 장애인과 노약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다. 대중교통 이 용을 늘리고 가까운 거리는 걷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편리한 보행환경이 갖춰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자 권리는 결코 가벼운 것일 수 없다. 교통정책 차원에서도 대중교통 개선과 보행환경을 하나로 묶어 접근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중교통이용자와 보행자를 무시하는 보행환경을 그 대로 두고는 시민들을 대중교통쪽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 자동차에 잠식당한 보행자 공간의 회복과 안전성의 확보는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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