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공판]피고인 심리 이모저모

  • 입력 1996년 10월 18일 22시 08분


「徐廷輔·申錫昊 기자」 ○…18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한총련의 연세대 점거농성사건 공판에 나온 피고인들 은 지난 15일 재판을 받은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공소사실을 시인하고 재판 부에 선처를 호소해 각 피고인별 심리에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재판이 신 속하게 진행. 군입대를 위해 휴학중 학생회사무실에 들렀다가 시위에 참가하게 됐다는 朴모군(2 2·K대 농생물학과 2년 휴학)은 최후진술을 통해 『이번 시위는 지나치게 과격한 폭 력을 행사함으로써 학생운동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깨뜨렸다』고 자성. 변호인들의 변론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실정법에 어긋나는 것은 사실이나 통일을 앞당기는 데 학생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위에 참가했고 대 부분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만큼 용서를 바란다』는 내용이 주류. ○…지난 8월14일 연세대 치대앞 시위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기소된 李지용군(20·국민대 정보관리학과 2년)은 혐의 사실을 시인하는 거의 대부분의 다 른 피고인들과는 달리 『선배를 따라 연세대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폭력시위에 참가 한 적은 없다』고 재판부에 억울함을 호소. 李군은 떨리는 목소리로 『의무감때문에 연세대에 가서 광장에 앉아 시간을 보냈 으나 겁이 나서 선배를 졸라 밤8시경 함께 귀가하다 검거됐다』며 『전경들은 내가 청바지와 운동화차림에 빨간 손수건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봉대로 지목해 검거하고 양복바지에 구두를 신고 있던 선배는 그냥 보냈다』고 주장. ○…이날 공판에서 유일한 여학생이었던 李모피고인(23·K대4년)이 연행 당시 성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 秋美愛의원(국민회의)이 내무부 국감에서 폭로한 한총련 관 련 여학생 성추행 문제가 법정에서도 제기. 李양은 변호사 반대신문을 통해 『지난 8월20일 연세대 종합관 5층에서 연행돼 계 단을 내려올 때 양쪽에 서있던 전경들이 가슴을 만졌다』며 『일렬로 어깨에 손을 얹고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해 전경의 얼굴은 볼 수 없었으나 분명히 몇차례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 ○…이날 오전10시 형사합의 3개부의 재판이 동시에 열려 여러명의 피고인들을 중 복해서 맡은 일부 변호인들이 출석하지 못하는 바람에 형사합의22부가 10여분 동안 휴정. 재판장인 崔부장판사는 오전10시에 시작하기로 돼있던 재판에 변호인들이 출석하 지 않자 다른 사건을 먼저 심리하면서 기다렸으나 오전11시가 돼도 변호인들은 감감 무소식. 崔부장판사는 오전11시가 넘자 휴정을 선언한 뒤 『10분내에 변호인들이 오지 않 으면 재판을 다음 기일로 연기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다른 재판에 참여하고 있던 변호인들이 이 사실을 알고 서둘러 출석해 간신히 속개. ○…이날 공판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죄로 구속기소된 李鎭鎬피고인(공주대2 년)은 변호인 신문 도중 『최근 서총련과 일부 대학신문 등에서 북한 무장간첩 침투 사건과 관련, 북한 잠수함이 훈련중 좌초했다는 북의 주장에 동조하는 학생들이 있 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런 내용은 현실에 맞지 않는 것으로 학생들은 환상 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 李군의 변호인인 金元濟변호사도 『구속된 학생들이 구치소에서 신문 등을 통해 무장간첩사건을 알고 있다』며 『많은 학생들이 李군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으로 알고 있다』고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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