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현대 조웅천-이희성 "쨍"하고 떴다

  • 입력 1996년 10월 18일 22시 07분


「인천〓李 勳 기자」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한 두번 의 기회는 찾아 오기 마련.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잡고 음지에서 양지로 「벌떡」일어서는 경우도 있고 굴러 들어온 복조차 주워 담지 못하는 가련한 부류도 있다. 올 프로야구의 「하이라이트」 한국시리즈는 해태와 현대의 출전선수 50명에겐 인 생에서 몇차례 찾아 오지 않을 「황금의 찬스」. 특히 엔트리 25명중 주전선수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벤치 워머」들에게는 출전 자체가 「팔자」를 고칠 수 있는 행운이다. 현대 중간계투 조웅천. 그는 2차전 연장 10회말 정명원이 해태 선두타자 박재용과 이건열을 연속4구로 내보내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하자 기회를 잡았다. 안타 한방이면 경기 종료. 굳이 안타가 아니더라도 보내기 번트에다 희생타 하나면 끝나 는 순간. 기다렸다는듯 마운드에 오른 그는 해태 정회열 김종국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동봉철을 중견수 플라이로 깔끔히 처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재박 감독은 『앞으 로 정명원을 중간계투로, 조웅천을 마무리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순간에 「팔자」가 뒤바뀐 셈이다. 지난 89년 태평양에 입단한 뒤 별다른 활약없이 어느새 팀내 세번째 고참이 된 현 대 이희성. 2차전에서 연장 10회 수비부터 기용된 그는 이날 11회초 첫 타석을 맞았 다. 프로 7년차지만 웬만한 1,2년차보다 못한 연봉 3천5백만원.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했다. 투수앞 절묘한 번트. 죽기 살기로 뛰었고 당황한 해태 투수 김정수의 실책성 1루 송구로 세이프. 그는 계속된 기회에서 2루 도루에다가 투수 보크마저 유발, 결 국 결승점을 올리는 수훈을 세웠다. 현대 포수 김상국과 해태 포수 정회열. 예전엔 당당한 주전이었던 이들은 장광호( 현대) 최해식(해태) 등 후배에게 밀려 이젠 대타로나 가끔 기용되는 신세로 전락했 다. 김상국은 2차전에서 3회 장광호가 부상을 당하자 엉겁결에 포수 마스크를 쓰게됐 다. 그러나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장광호 버금가는 빼어난 플레이로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것. 정회열 역시 연장 10회초 홈으로 파고들던 현대 3루 주자 김인호를 철통같은 수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건재함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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