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벽 질주 위험하다

  • 입력 1996년 10월 18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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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고속도로에서 6중 추돌사고가 나 8명이 사망하고 2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7일 오전 4시40분경 충남 천안 부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일어난 이 사고로 차가 뜸한 새벽인데도 고속도로가 4시간이나 정체되었다니 무모한 운전이 빚은 참사 다. 어두운 밤과 새벽에 큰 교통사고가 많은데에도 이유가 있다. 어둠이 깔리고 교통 량이 줄면 우리 고속도로는 어김없이 고속주행 실험장으로 변한다. 밤에는 가시거리 가 짧아 속도를 줄여야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 반대다. 사람들은 시 속 1백60㎞를 밟아 보았느니 그보다 더 나가더라느니 자랑삼아 얘기 한다. 새벽이면 도심에서도 신호를 무시한 과속차량이 많아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교통체증의 짜증을 풀어보려는 심사인지 모르나 이런 교통문화라면 한밤과 새벽에 교통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트럭 등 대형차일수록 미등(尾燈)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는 것도 야간에 사고가 많 은 원인이다. 밤길에 미등은 뒤차에 차간거리를 알리는 필수의 신호다. 그러나 미등 에 흙과 먼지가 끼여 불빛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대로 밤길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 이 많고 어떤 화물차는 아예 등이 깨진 채로 다니는 경우마저 있다. 아찔한 일이다. 차간거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습관도 문제다. 낮에도 바짝 붙어 가는 운전은 위 험한데 하물며 밤길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사고가 났다 하면 다중추돌사고가 되는 것은 차간거리를 무시하는 우리의 운전습관에서 오는 것이다. 밤이라 단속할 수 없다고 그대로 둘 것인가. 깨진 미등 단속은 낮에도 가능한데 도대체 고쳐지지 않으니 한심하다. 야간작동이 가능한 무인감시카메라 설치 등 과학 적 단속체제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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