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동봉철-최해식 「찬밥 설움」한풀이했다

  • 입력 1996년 10월 18일 08시 55분


「광주〓李 勳기자」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프로의 세계. 한창 잘 나갈 때는 「칙사」대접을 받다가도 쓸모가 없어지면 한순간에 내쫓기는 것이 이 세계의 비정 한 「룰」이다. 해태 동봉철(26)과 최해식(28). 가슴속에 저마다 상처를 묻고 살아온 이들은 한국 시리즈 1차전에서 약속이나 한듯 그동안의 설움을 백구에 실어 날려버렸다. 올 봄까지만 해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던 동봉철. 신일고 중앙대를 거쳐 지난 9 2년 2차 1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 전 경기에 출전, 타율 0.317로 장효 조(롯데 코치)의 뒤를 이를 대형 왼손 타자로 주목받았다.부상으로 시즌의 절반밖에 출전하지 못한 93년에도 3할대의 타율(0.345)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냈지만 94년 과 95년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2할대의 평범한 타자로 전락했다. 그는 급기야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5월 해태 오른손 타자 이병훈과 맞트레이드되 는 비애를 맛봤다. 그동안 몸바쳐 뛰었던 친정팀에서 버림받았다는 충격은 해태 유 니폼을 입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극심한 슬럼프속에서 올시즌 그가 기록한 타율은 사상 최악인 0.187. 주전은커녕 가끔 대타로만 기용됐다. 그러나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차츰 기운을 회복한 그는 시즌 막바지에 다다 르면서 예전의 타격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는 마침내 16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회초 선발 투수 위재영으로부터 통렬한 3루타를 뽑아낸 것을 비롯, 4구를 2개나 골라내며 공격의 도화선 역할을 해냈다. 포수 최해식도 오랜 무명의 설움을 털고 스타로 발돋움한 케이스. 그는 1차전에서 5회 승부의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린 것을 비롯해 단 1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는 빼어난 수비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군산상고―건국대를 거쳐 지난 90년 쌍방울에 입단한 그는 94년까지 5년동안 모두 3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만년 후보.지난해 해태로 옮겨와 장채근코치의 혹독한 조련을 통해 새로 태어난 그는 지난해부터 해태 주전 포수로 자리잡았으며 올해는 쌍방울 박경완과 포수부문 골든글러브상을 다툴 정도의 대형 포수로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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