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리콜 제도」확산

  • 입력 1996년 10월 18일 08시 54분


「鄭永泰기자」 컴퓨터에서도 잘못된 제품이 있으면 이를 바꿔주는 「리콜 제도」가 자리잡고 있다. 중대형 컴퓨터 전문회사인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최근 국내 처음으로 「중대형 컴 퓨터 리콜제」를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그동안 공급해온 슈퍼컴퓨터기종 파워챌린지와 고성능 워 크스테이션 오닉스에 사용된 중앙연산처리장치에서 결함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 국내에 공급된 같은 종류의 컴퓨터를 모두 회수한 뒤 이를 교체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쓰이고 있는 컴퓨터중 문제가 있는 중앙연산처리장치가 붙어 있는 제품은 모두 10대고 이중 이미 8대를 바꿨다. 「리콜」(Recall)제는 결함이 있는 상품을 생산자가 바꿔주는 것으로 그동안 자동 차 전열기구 등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에 대해 주로 실시됐다. 그러나 실리콘 그래픽스는 컴퓨터의 경우 수억만분의 1의 확률적오차가있더라도 컴퓨터를 활용한 응용프로그램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바 꾸어주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중앙연산처리장치는 「R10000」이라는 모델이며 이 장치는 1천6백만원짜리 워크스테이션에서부터 8억원 상당의 대형컴퓨터까지 다양한 제품에 들어있다. 실리콘그래픽스는 세계적으로 4천대의 컴퓨터에 1만개의 불량 CPU가 들어 있어 모 두 바꿔주는데 8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실리콘그래픽스의 리콜파문은 IBM HP 등 그래픽컴퓨터 경쟁업체들 과 속도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라면서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컴퓨터시장에서 앞으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했다. 지금까지 컴퓨터업계의 대표적인 리콜조치로는 94년말 불량 펜티엄칩 사태가 발생 한후 소비자의 항의에 못이겨 미국 인텔사가 이를 뒤늦게 교환조치한 것이 손꼽히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판매된 애플컴퓨터의 일부 제품도 결함으로 인해 리콜조치했다. 이 처럼 미국 컴퓨터업계에서는 리콜이 일반화된 추세다. 국내에서는 유공의 계열사인 YC&C가 지난 6월 처음으로 노트북PC 리콜제를 실시해 기업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소비자보호원 김대중대리는 『리콜조치가 제품이미지를 손상시킬 우려도 있기 때 문에 일부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지만 기업이 제조한 제품에 대해 스스로 책임 을 지는 차원에서 리콜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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