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넉넉한 몸매,SBS 이경실진행「통통한…」에 출연

  • 입력 1996년 10월 18일 08시 54분


「琴東根기자」 금세기 여성들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 「다이어트」에 대한 「푸짐 한」 여성들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됐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날씬한 몸매를 추구하는 요즘 세태에 이들은 『넉넉한 몸매가 좋다』고 「당당히」 외치며 무대의 전면에 등장한 것. 이들의 무대는 SBS 「이경실 의 세상을 만나자」(월∼목 오전9.15)에서 지난 14일부터 새로이 시작한 코너 「나 는 통통한 여자가 좋다」. 다이어트 보조식품이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살을 빼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 고 있는 최근 실정에 비추어보면 이들의 TV출연은 「의외의 행동」을 뛰어넘어 「용 감한 행동」으로까지 이야기된다. 코너의 특성상 이 코너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자격을 갖춰야 한다. 허리둘 레가 30인치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 출연 여성들의 허리둘레는 코너 도입부에서 리 포터가 직접측정,시청자들에게 공개한다. 첫주에 전파를 탄 4명의 평균 허리둘레는 34.7인치. 오기현PD는 『출연여성들은 자신의 허리둘레나 뚱뚱한 몸매를 전혀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대부분 자신의 「풍만한」 몸매를 자랑스러워한다는 것. 함께 출연하는 남편이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15일 출연한 최모씨(39)의 남편 은 『마른 사람은 딱 질색』이라며 아내의 몸매를 추켜세웠고 아이들은 『엄마를 보 면 든든하고 마음이 푸근해진다』며 최씨를 두둔했다. 출연자들은 젊었을 때의 날씬한 몸매를 공개하기도 한다. 대부분 24∼26인치의 허 리둘레를 가졌던 이들은 『나도 한 때는 날씬했었기 때문에 날씬한 몸매가 크게 부 럽지 않다』고 말한다. 방송이 하루 이틀 나가기 시작하면서 출연신청도 점차 늘어 하루 평균 10여명이 출연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출연희망자들은 『TV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지금까지는 나처럼 「통통한」 여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주부 패션쇼를 하 더라도 대부분의 평범한 주부들과는 거리가 먼 날씬한 주부들만 등장하더라』는 말 들을 한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또 이 방송을 지켜본 여성들이 『자신감이 생긴다』 는 반응을 전해오기도 한다고. 오PD는 『주부들의 「통통한」 몸매는 아이들을 키우고 바쁘게 집안살림을 하느라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어 생긴 일종의 「훈장」과도 같은 것』이라며 『이같은 평 범한 주부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싶어 이 코너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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