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홍현우 「상식파괴」공격 기선제압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1시 37분


「광주〓張桓壽기자」 『내가 뭐 할 일이나 있겠어요. 선수들이 다 알아서 할 건데 …』.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16일 광주구장. 덕아웃 안의 조그만 의자가 터져나갈 듯 한 큰 몸집의 해태 김응룡감독은 경기전 마치 기분이라도 상한 것처럼 이렇게 내뱉 었다. 사실 그랬다. 아무리 강팀이라지만 프로통산 6할 승률이 채 안되는 해태가 한국시 리즈에서는 「V7」의 「불패 신화」를 이끌면서 8할 이상의 경이적인 승률을 올린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먼저 상식의 틀을 깬 홍현우의 1회 「도깨비 타격」. 1사 3루 볼카운트 스리볼 상 황에서 현대 선발 위재영은 스트레이트 4구는 곤란하다는 듯이 무심결에 스트라이크 한 개를 가운데 높은 직구로 찔러넣었다. 여느 타자들 같으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으레 그냥 스쳐보낼 상황. 더구나 내 야 플라이라도 쳤다간 온갖 비난을 뒤집어 써야 하는 한국시리즈가 아닌가. 그러나 홍현우는 달랐다. 「딱」 하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선제 투런홈런이 나온 것. 2회 박재용의 결승 솔로홈런은 더욱 극적이었다. 프로 3년생인 박재용은 한국시리 즈엔 처음 나가보는 새내기. 타구가 넘어가기도 전에 두 팔을 번쩍 치켜든 그의 패 기에 찬 모습은 현대 선수단의 기를 꺾어놓기에 충분했다. 반면 현대는 신인투수 전준호가 견제 악송구와 폭투를 했고 포수 장광호가 뒤로 공을 여섯차례나 빠뜨리는 등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초반엔 오히려 강공, 점수차가 난 후반엔 번트작전을 지시한 김응룡감독의 용병술 도 「메이저리그급」. 1회와 2회 각각 1사 3루에서 스퀴즈가 아닌 강공을 지시한 것 이 홍현우의 홈런과 김종국의 희생플라이로 연결됐다. 3,5,7회의 보내기 번트는 4연 승으로 끝내겠다는 김감독의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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