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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골 손흥민, 26골 도운 ‘도움왕’… 187경기 기성용은 ‘경고왕’

입력 | 2020-02-19 03:00:00

EPL 한국선수 통산 101골… 각종 기록 보니
토트넘 확고한 주전 공격수 꿰찬 손흥민, 박지성보다 경기 수 적지만 1823분 많이 뛰어… 골대 강타 11회 ‘불운왕’… 오프사이드 91회
기성용, 옐로카드 21장 받았지만 퇴장은 없어




박지성·이영표·기성용·이청용

“지성이형은 한국 선수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뛸 기회를 열어준 선구자다. 나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부상으로 잠시 기록 행진을 멈추게 된 EPL 토트넘의 손흥민(28)은 박지성(39·은퇴)이 남긴 발자취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2005년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입단해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가 된 것을 시작으로 16년 동안 한국 선수 13명이 세계 최고 EPL 무대를 누볐다. 성실한 모습으로 한국 선수의 이미지를 제고한 박지성은 팬들로부터 ‘해버지’(해외축구 아버지)로 불린다.

2006년 2월 5일 박지성이 역사적인 EPL 1호 골을 터뜨리며 득점 레이스를 시작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은 17일 아시아인 최초로 EPL 통산 50골을 돌파한 손흥민(51골)의 활약에 힘입어 통산 101골을 합작했다. EPL에 따르면 한국인 득점 순위는 손흥민, 박지성(19골), 기성용(15골), 이청용(8골), 설기현(5골), 지동원(2골), 김보경(1골) 순이다. 손흥민은 통산 도움(26개)도 1위에 올라 있다.

18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철인’은 기성용(31)이다. 스완지시티, 뉴캐슬 등에서 8시즌을 뛴 기성용은 출전 경기(187경기)와 출전 시간(1만3368분)에서 1위다. 미드필더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은 그는 옐로카드 1위(21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레드카드(퇴장)를 받지 않았을 정도로 노련했다. 수비수(이영표, 윤석영 등)가 상위권인 걷어내기도 2위(208회)에 오르며 뛰어난 수비 가담 능력을 보여줬다. 200회 이상 걷어내기를 기록한 선수는 이 부문 1위 이영표(223회)에 이어 기성용밖에 없다.

최근 K리그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은 스페인, 카타르, 미국 팀과 이적 협상 중이다.

출전 경기 수 2위는 8시즌을 뛴 박지성(154경기)이다. 하지만 이 부문 3위 손흥민(151경기)이 출전 시간(2위·9276분)에서는 박지성(3위·7453분)을 앞선다. 박지성이 맨유의 로테이션 속에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친 반면 EPL에서 5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손흥민은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아차상’ 후보이기도 하다. 골대 강타 횟수(11위)와 오프사이드(91회)에서 1위이기 때문. 운이 따랐다면 50골 돌파가 더 일찍 나올 수도 있었다. 과거 미들즈브러(2시즌)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동국은 23경기에서 오프사이드 14회를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은 ‘걸어 다니는 기록 제조기’ 손흥민을 이렇게 평가한다. “지금의 손흥민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선수다. 아시아 선수가 최고 레벨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