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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북한 속내, 종잡을 수 없던 평양 남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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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북한 속내, 종잡을 수 없던 평양 남북전

뉴스1입력 2019-10-16 07:34수정 2019-10-1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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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 어느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2019년에 바로 지척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월드컵 예선을 ‘문자중계’로 파악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펼쳐지는 남북 남자 축구대표팀 간의 맞대결로 관심이 컸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은 시작부터 끝까지 어둔 터널 속을 더듬거리는 것 같던 ‘깜깜이 경기’로 끝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북한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펼쳐진 북한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중계도 없었고 관중도 없었으며 골도 없었다. 축구 팬들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경기를 ‘글’로 보았다.


지금껏 남자축구 A대표팀 간 남북 대결이 북한에서 펼쳐진 것은 지난 1990년 9월11일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의 ‘남북 통일축구’가 유일했다. 그 이후 강산이 3번이나 변하는 시간이 흘렀으나 평양 땅에서의 재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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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지난 7월 2차예선 조주첨 결과 남과 북이 한조에 편성됐을 때, 북한이 한국과의 홈 경기를 허락할 것인지가 1차 관심사였다. 참고로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아시아지역 3차예선과 최종예선에서 남북이 모두 같은 조에 편성됐으나 당시 북한이 한국과의 홈경기를 거부, 3국인 중국에서 경기를 벌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북한이 한국을 불러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8월에 일찌감치 “한국과의 3차전을 10월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겠다”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알렸다. 자연스레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축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는데 경기 날짜가 임박해가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선수단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이들의 방북은 일찌감치 승인됐으나 응원단을 포함해 취재진과 중계진에 대한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설마 했으나 결국 취재진에 대한 초청장은 발급되지 않았고 기대했던 생중계도 무산됐다.

한국은 물론 해외의 관심도 높았던 경기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직접 전세기를 타고 평양으로 날아올 정도의 주목도였다. 그런데 정작 한국의 팬들은 문자만 기다려야했다. 방식도 코미디였다. 현장 소식은 AFC의 경기감독관이 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상황을 전달하면 말레이시아에서 서울의 축구협회 직원에게 전달하고 그것을 출입기자단에게 다시 알려주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일반적인 형태의 경기와는 달랐던 가운데 백미는 ‘무관중 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 측은 “오후 5시30분 킥오프 때까지 김일성 경기장의 관중석이 텅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전했다. 애초 4만 관중이 예상됐던 경기는 결국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일반 관중은 없고 인판티노 회장과 대사관 직원 등 VIP만 있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북한이라지만 이번 평양 남북전은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딱히 설명할 수 없는 경기가 바로 이웃나라에서, 그것도 우리나라가 관여된 상황에서 펼쳐지고 마무리됐다.

북한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어떤 꿍꿍이셈이었는지 파악할 수는 없으나 어쨌든 H조에서 가장 강한 전력인 한국을 홈으로 불러 들여 0-0 무승부를 거뒀다는 것은 흡족한 결과다. 한국이 골득실에서 앞서고 있으나 두 팀은 모두 2승1무 승점 7점으로 같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은 총 40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5개국씩 8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각조 1위가 최종예선에 직행하고 2위 가운데 상위 4개 팀이 최종예선으로 향한다. 2위만 차지해도 가능성 있다. 북한은 꽤 좋은 흐름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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