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타파’ 울산 vs ‘낯섦과 전쟁’ 전북…정상은 누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17일 05시 30분


울산 김도훈 감독(왼쪽)-전북 모라이스 감독.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울산 김도훈 감독(왼쪽)-전북 모라이스 감독.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드디어 긴 레이스의 마지막 순간이 도래했다.

정규리그 33라운드를 마친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 라운드(구 스플릿 라운드)가 주말부터 펼쳐진다. 그 어느 때보다 순위싸움이 치열했다. 특히 오랜만에 우승경쟁이 가히 ‘역대급’으로 불릴 만큼 활발히 전개돼 축구 팬들의 흥미와 관심을 잔뜩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까지도 전북 현대의 절대강세가 이어졌으나 올 시즌은 다르다. ‘현대가(家) 형제’ 울산 현대의 도전이 거세다. 4월부터 울산과 전북이 선두를 다투고 있다. 두 팀이 33라운드까지 3위 이하로 내려가 본 것은 개막 첫 달인 3월이 유일하다.

파이널 라운드A(1~6위) 1차전(34라운드)을 앞두고 현재 1위는 울산이 지키고 있다. 가장 먼저 20승 고지(9무4패·승점 69)에 올랐다. 안심할 수 없다. 전북이 뒤를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19승11무3패(승점 68)다. 무승부도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다른 팀들의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3위 FC서울(15승9무9패·승점 54)이 5경기 모두 휩쓸어도 울산과 승점 동률이다. K리그 순위는 승점→다득점→골 득실 순으로 결정한다. 공교롭게도 울산과 전북은 64골씩 기록, 다 득점도 팽팽하다.

16일 파이널A에 오른 6개 구단을 대상으로 팬 500여 명을 초청,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된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서도 두 팀은 단연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물론 우승 의지도 강했다.

전북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은 “전임 (최강희) 감독이 떠났고 나는 부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울산은 투자도 많이 했고 꾸준히 팀을 만들어왔다”면서도 “어렵지만 전승에 도전한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전북만 빼고 모든 팀들이 목표를 꼭 이뤘으면 좋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두 팀이 넘어설 아킬레스건도 있다. 울산은 수년 전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한다. 2013시즌 우승을 목전에 두고 시즌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게 무너져 2005년 이후 8년 만의 정상에 실패했다. 1~2점 우위론 부족하다.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반대로 전북은 경쟁이 실로 오랜만이다.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던 지난날의 기억은 아련한 추억이다. 울산과 격차를 벌릴 기회를 번번이 놓치더니 끝내 2위로 마지막 5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K리그 관계자들은 “울산은 미끄러짐에 대한 우려, 전북은 ‘추격’이란 익숙하지 않은 상황 극복이 최대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올 시즌 우승 주인공은 끝날 때까지 모를 것 같다. 전북은 20일 홈에서 포항을, 울산은 대구FC 원정을 시작으로 파이널 라운드 첫걸음을 내딛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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