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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 전문기자의 2019~2020시즌 V리그 프리뷰⑦ 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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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 전문기자의 2019~2020시즌 V리그 프리뷰⑦ 현대캐피탈

김종건 기자 입력 2019-10-10 05:30수정 2019-10-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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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최고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은 과감한 투자와 남다른 열정으로 타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최근 KOVO컵 부진이 아쉽지만 언제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유의 ‘승리 DNA’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결의를 다지는 현대캐피탈 선수단. 사진제공|현대캐피탈 배구단

현대캐피탈은 V리그를 이끌어가는 대표구단이다. V리그 출범 때 중심축으로 참가했다. 삼성화재와의 라이벌 대결로 리그의 인기를 높였다. 확실한 지역연고 정착, 충성스러운 서포터스, 뜨거운 팬덤, 전 세계 톱3 안에 든다는 복합전용훈련장, 세련된 마케팅 기법과 구단주의 뜨거운 배구 열정까지 명문 팀의 성공조건을 모두 갖췄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구단도 감독도 먼저 호주머니를 잘 연다. 주위에 내 편도 많다. 성과도 많이 만들었다. 최태웅 감독 체제 4년 동안 챔피언결정전에 계속 나갔다.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2번의 리그 우승을 했다. 이번 시즌에도 목표는 통합우승이다. 가능하다고 본다.

● 공룡인가 메기인가?

현대캐피탈이 혼자 앞서가다 보니 반대의 시선도 있다. V리그의 시장규모를 위협하는 많은 투자와 좋은 선수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에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V리그 생태계를 파괴하는 약탈자 공룡이라고 비난한다. 반면 현대캐피탈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물고기에게 자극을 주는 메기라고 옹호한다. 혼자는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 가려면 동반자가 필요하다. 지금 V리그에 필요한 것이 동행의 정신인지 리더의 역할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다. 인기가 높은 만큼 비난도 많은 것이 세상의 이치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대표구단으로 리그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만일 V리그가 계속 성장하고 높은 인기가 지속된다면 팀이 추구해온 방향이 맞았다고 팬들은 납득할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만족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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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사진제공|현대캐피탈 배구단

● 순천 KOVO컵 실패와 풀어야 할 숙제

현대캐피탈은 순천 KOVO컵에서 1승2패로 예선 탈락했다. 대한항공이 5전 전승으로 우승한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런 결과다. 내년 1월 국가대표 선수들이 차출될 때를 대비해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무대였다. 최태웅 감독은 숙제를 한가득 받았다. 빨리 숙제를 마칠수록 우승은 가까워진다.

감독은 먼저 스스로를 돌아봤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수성해야 한다는 부담에 나도 모르게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줬다. 내 스타일답지 않았다. 몰입했고 파고들다 보니 부담을 줬다. 내 스스로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현대캐피탈은 선수들이 코트에서 마음껏 뛰어놀 때 더 빛나는 팀이다. 그 정도 능력은 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다행히 감독이 먼저 예방주사를 맞았다.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점도 보였다. 대표선수 차출을 감안한다지만 시즌 개막이 가까운 상황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치보다 떨어졌다. 감독은 “남은 기간 동안 서브훈련을 더 해야 한다. KOVO 컵에서 서브효율이 많이 떨어졌다. 아직 선수들의 영점조준이 잘 안 됐다.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며 “리시브도 정비가 필요하다. 상대팀에서 에르난데스를 시즌 내내 괴롭힐 텐데 그것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 모든 팀들은 에르난데스에게 짧고 긴 서브폭탄을 넣어서 무너뜨리겠다고 벼른다.

현대캐피탈 전광인. 사진제공|현대캐피탈 배구단

● 미지수의 몸 상태와 최적의 리시브 조합

또 하나 걱정은 선수들의 몸 상태다. 전광인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왼 무릎 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통증을 참고 경기하던 그였다. 먼 미래를 생각해서 수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아들였다. 이제 통증은 사라졌다. 남은 것은 다시 예전의 몸 상태로 돌아오기까지의 힘든 과정이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아직 예전의 경기 감각은 보이지 않는다.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몸이 자연스럽게 공을 따라가고 코스를 예측해서 먼저 움직이는 감각이 떨어졌다. 시간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그나마 문성민은 우려했던 것 이상의 몸 상태다. 걱정거리가 하나 줄었다. 그가 코트에 ‘있고 없고’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전혀 다른 팀이 된다. 이번 시즌 주 공격수로서 코트에 머무른 시간은 늘어날 것이다. 긍정효과다.

반면 러시아리그로 떠난 파다르를 대신할 새로운 시스템을 완성시켜야 한다. 변수는 에르난데스다. 팀은 지난 시즌 문성민이 해줬던 역할을 원한다. 리시브를 담당할 여오현 전광인과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야 시즌을 편안히 꾸려갈 수 있다. 출전기회가 줄어들 박주형은 팀이 위급할 때 언제든지 투입될 조커 역할이다. 줄어들 역할에 좌절하지 않고 성심껏 시즌을 준비해왔다.

OK저축은행 시절의 에르난데스는 득점도 많았지만 범실도 많았다. 화려함에 비해 실속은 떨어졌다. KOVO컵 때는 다른 선수들의 범실도 많았다. 아직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나오는 현상이다. 이를 줄여야 한다. 대표선수들이 차출되는 고난의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리그 우승과 직결되기에 최태웅 감독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 현대캐피탈의 드러난 장점과 숨겨진 힘

그래도 믿는 것은 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출범 때부터 가장 중앙이 탄탄한 팀이었다. 전통이다. 현대배구는 중앙이 강해야 강팀이다. 신영석~최민호~차영석 조합은 상대팀에서 가장 두려워하고 부러워한다. 특히 신영석은 속공과 블로킹뿐만 아니라 윙 공격수에게 도움을 주는 다양한 페이크 동작까지 두 단계 위의 배구를 한다. 중앙에서 헤집어줘야 날개공격 효율도 높아진다.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세터 이승원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알을 깨고 나왔다. 현재 부상이라 시즌 초반 정상은 아니다. 플랜B로 이원중, 황동일도 대기하고 있다. 30대의 나이에 현대캐피탈에서 경기대 동창(문성민~신영석)을 만난 황동일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그가 잠재된 기량을 터뜨리면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에 감동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FA시장에서 신영석 문성민 여오현 이승원을 모두 잔류시켰던 현대캐피탈이지만 전력의 유출도 있다. 김재휘와 허수봉이 군에 입대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이들이 그리울 것이다. 특히 허수봉은 한창 기량이 상승하던 때에 일찍 입대했다. 팀은 몇 년 뒤의 밑그림을 그리고 입대 일정을 조절해왔다. 이 그림이 맞아 떨어지기 위해서는 돌발변수인 부상이 없어야 한다.

현대캐피탈의 숨겨진 또 다른 힘은 분석이다. 최태웅 감독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분석시스템의 효과는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입증됐다. 이번에도 세밀한 분석을 앞세워 고비를 잘 넘길 것으로 본다. 선수들의 이름값과 그동안 쌓아온 기록을 본다면 이번 시즌에도 현대캐피탈은 우승에 근접해 있다. 모든 팬들도 다 알고 선수들도 안다. 그 자부심은 상대팀을 긴장시킨다. 어느 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너무 의식한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강팀만이 가진 숨겨진 자산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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