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충만 ‘사자’…안성기·우도환 ‘시너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6월 26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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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 제작 보고회가 열렸다. 우도환, 안성기, 박서준(왼쪽부터)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 제작 보고회가 열렸다. 우도환, 안성기, 박서준(왼쪽부터)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리한테도 마블 히어로 시리즈처럼 ‘세계관’을 갖춘 영화가 있어야 하지 않나요.”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다.

7월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사자’(제작 키이스트)의 김주환 감독이 이번 작품을 통해 마블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세계관’ 중심의 영화 연작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영화는 컴퓨터그래픽 등 후반작업이 한창인 상태. 개봉까지 남은 한 달여 동안 제대로 된 공정을 거쳐 ‘마블 눈높이’에 맞춰진 관객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주환 감독은 “한국영화에서도 ‘이런 게 통할 수 있구나’라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17년 8월 연출 데뷔작 ‘청년경찰’을 통해 565만 관객 성공을 맛본 신인이다. 두 번째 영화 공개를 앞둔 그는 ‘사자’의 시도를 줄곧 마블스튜디오 등 할리우드의 제작 방식과 견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 ‘백전노장’ 안성기와 ‘젊은 피’ 우도환의 여름 합작

‘사자’는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는 악과 그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다. 아버지를 앓고 세상에 대한 불신을 쌓은 주인공 용후(박서준)가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 안 신부(안성기)를 만나고, 악을 퍼트리는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을 찾아 나서면서 겪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베테랑 안성기와 새 얼굴 우도환이다. 연기 경력 60년에 이르는 ‘백전노장’ 안성기가 발휘하는 노련미가 영화 주연은 처음인 패기 넘치는 우도환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주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구마사제 캐릭터의 이름을 ‘안 신부’로 정해 둘 만큼 안성기 캐스팅을 염두에 뒀다.

이에 안성기는 “오랜 시간 구마의식을 해온 신부의 설정에 따라 노련하게 보여야 했다”며 “일을 할 때는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일을 떠난 뒤에는 아버지처럼 푸근하고 유머까지 있는 인물로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안 신부가 구마의식을 치르는 장면의 대사는 전부 라틴어로 소화했다. 안성기는 지금도 라틴어 대사를 줄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고 즉석에서 라틴어를 읊기도 했다.

“촬영 때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중간중간, 그리고 자기 전까지 하루에 수천 번씩 라틴어를 읊었다”는 그는 “지금도 매일 나도 모르게 중얼중얼 라틴어를 읊으면서 확인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노련미 넘치는 안성기와 비교하면 우도환은 이제 막 첫 주연영화와 만난 신예다. 2016년 12월 영화 ‘마스터’에 짧게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심사숙고 끝에 ‘사자’를 택했다. 물론 이번 영화의 제작사가 그가 속한 매니지먼트사라는 사실이 출연에 적지 않게 작용했을 거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도환은 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마스터’ 출연 이후 악역 제안이 많았다”는 그는 “‘사자’에서는 다른 악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택했다”며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지능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안성기와 함께한 작업도 자극을 줬다. “안성기 선배님은 선배님들의 선배님 같은 존재”라며 “훗날 비슷한 나이가 되면 저도 안성기 선배님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 ‘사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사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구마 소재 영화들? ‘사자’가 가장 큰 스케일”

‘사자’는 미스터리 액션을 표방하지만 사실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아직 영화가 공개되지 않아 예측할 뿐이지만, 구마 의식과 구마 사제는 물론 악령에 씐 존재들의 등장으로 인해 오컬트(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 장르의 색이 짙다.

사실 구마 소재는 새롭지 않다. 2015년 김윤석·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의 성공 이후 최근에는 드라마 소재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악의 존재를 파고드는 ‘사바하’ 등 작품도 나와 호평 받은 바 있다. ‘사자’로서는 차별화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김주환 감독은 “두 작품(‘검은 사제들’ ‘사바하’)과 비교해 ‘사자’는 더 큰 세계를 담고 있다”며 “가톨릭을 넘어 샤먼, 영적인 큰 세계를 갖고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사자’의 흥행 여부에 따라 이른바 ‘다크 유니버스’의 세계를 펼치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일관된 세계관을 통해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는 할리우드의 제작 방식을 차용하겠다는 의지다. 마블스튜디오로 대표되는 히어로 시리즈, 제임스 완 감독이 ‘컨저링’ 등으로 추구하는 공포의 세계관을 적극 차용하겠다는 뜻이다.

김주환 감독은 “한국영화도 ‘유니버스’ 구축에 필요한 기술력은 다 있기 때문에 지금 필요한 건 동시대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히어로 캐릭터”라며 “‘사자’가 연작이 될지는 관객 선택에 달렸지만, 필요한 캐릭터들은 구축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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