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家 2세, 화물기사 폭행 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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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 100만원…” 매값 2000만원 지불… 최철원 前M&M대표 의혹 수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물류회사 M&M의 전 대표인 최철원 씨(41)가 50대 운수노동자를 폭행한 뒤 입막음 값으로 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9일 고용 승계 문제로 항의하러 온 탱크로리 운전사를 폭행하고 ‘매 맞은 값’이라며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씨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유모 씨(52)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탱크로리 매각 문제로 사무실을 찾아온 유 씨를 알루미늄 야구방망이와 주먹 등으로 10여 차례 때린 뒤 2000만 원을 건넸다는 것. 유 씨는 “최 씨가 나를 회사 간부 7, 8명이 보는 앞에서 ‘한 대에 100만 원’ ‘한 대에 300만 원’ 운운하며 때렸고, 두루마리 화장지를 입에 물린 채 피투성이가 된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씨는 “최 씨가 자신이 작성한 서류에 서명하도록 강요했고, 그 서류에 따라 탱크로리 가격으로 5000만 원, 맞은 값으로 1000만 원 수표 2장을 쥐여줬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 소속인 유 씨는 최 씨의 회사가 자신이 탱크로리 운전사로 일하던 회사를 합병하면서 운전사들의 고용 승계를 거부하자 올해 1월부터 몇 달간 SK 본사 앞 등에서 차량 시위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관련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씨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돈을 주면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형사합의금’을 주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30일 서울경찰청에 최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사건이 처리되는 추이를 지켜본 뒤 민사소송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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