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망자 4000명 넘어 中 추월…트럼프 “마스크 없으면 스카프라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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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발발한 중국을 추월했다. 이에 따라 그간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미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8만8578명, 4055명이다. 확진자는 독보적인 세계 1위이며 사망자 역시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은 3위다. 특히 사망자는 중국(3305명)을 앞질러 우려를 낳고 있다.

전체 50개주 중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의 확진자는 7만5983명으로 역시 중국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후베이(湖北)성(6만7801명)을 넘어섰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과소평가했다.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고 위험하다”며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조만간은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뉴욕시에서는 첫 18세 미만 사망자가 발생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개당 2만5000달러(약 3000만 원)인 중국산 산소호흡기 1만7000개를 긴급 주문했다고 밝혔다. 뉴욕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우려를 더한다. 소셜미디어에는 지난달 30일 뉴욕항에 입항한 해군병원 ‘컴포트’호(號)를 보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많은 시민들이 허드슨 강변에 운집한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특히 마스크가 없으면 스카프라도 사용하라고 밝혔다.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다던 과거 태도와 360도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이 원하면 스카프를 사용할 수 있다. 반드시 마스크일 필요는 없다”며 코와 입을 가리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의료 현장의 마스크 부족 사태를 염려한 듯 “현재 수백만 개의 마스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마스크들이 병원으로 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 될 지는 확실치 않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이날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공식 지침을 수정할 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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