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사건/단독]“휴대전화 넘기면 돈 줄게” 지적장애 청소년 등친 20대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4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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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를 지닌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휴대전화로 사기행각을 벌인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미성년자를 주로 속여서 돈을 가로챈 박모 씨(20)를 붙잡아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7명에게 모두 1900여만 원을 가로챈 박 씨는 19일 구속돼 23일 검찰로 넘겨졌다.

박 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소셜미디어에 ‘돈이 필요한 사람은 연락을 달라’는 글을 게시해 피해자들을 끌어들였다. 이들에게 “휴대전화 소액 결제를 대신 해주면 돈을 주겠다”거나 “휴대전화를 넘겨주면 도박으로 돈을 벌어 더 큰 돈으로 돌려주겠다”며 꾀어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7명 가운데 6명은 미성년자다. 박 씨는 주로 청소년인 피해자들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들이 소액결제가 막혀있자, 부모들의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해 결제하도록 유도했다고 한다. 박 씨는 몇몇 여성 피해자들의 명의로 몰래 휴대전화를 개통해 다른 곳에 팔아넘기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피해자가 개별로 신고한 7건이 동일인물의 소행으로 보고 추적해왔다. 이달 17일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 있는 지인의 집에서 박 씨를 검거했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을 쉽게 벌 목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가로챈 돈은 모두 탕진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리분별이 어려운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벌인 악질적 범행”이라며 “박 씨는 피해자 7명 외에도 다른 사기 범죄도 저질러 수배 중이었다. 다른 경찰서에서도 수사가 진행돼왔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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