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다중 추돌’ 1차 사고 운전자 “브레이크 밟았는데 미끄러져”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8일 2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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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사매 2터널에서 발생한 다중추돌 화재 사고와 관련, 1차 사고는 ‘속도를 줄이지 못해 미끄러졌다’는 내용이 경찰 조사 결과 나왔다.

전북경찰청은 이번 터널 화재 1차 사고 원인 제공자로 25t 화물트럭 운전자 A씨를 지목,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낮 12시 20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에서 앞서가던 장갑차를 실은 수송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의 사망자와 4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도로공사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참고하면 이번 사고는 장갑차를 실은 수송차를 뒤따르던 25t 화물트럭이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승용차 여러 대가 사고 현장에 멈춰 섰고, 뒤따르던 질산을 실은 탱크로리와 곡물 운반 차량 등이 이를 잇달아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커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앞서가던 차량이 감속해 엔진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려고 했지만,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수송 차량 위로 올라탄 상태로 끌려가다가 차량이 이탈된 후 조향이 불가능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사고 후에는 경미한 접촉사고에만 그쳤으나 이후 속도를 줄이지 못한 탱크로리 화물차량들이 사고행렬을 덮치면서 피해가 커졌다.

먼저 질산을 담은 24t 탱크로리 화물차가 사고로 멈춰있던 차들을 덮쳤고, 이어 PVC 탱크로리 곡물 트레일러가 연달아 부딪혔다.
사고 충격으로 질산 1만8000ℓ를 실은 탱크로리 차량에 불이 붙으면서 터널 부근은 검은 유독가스로 뒤덮여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진술을 비롯해 차량 블랙박스, 2차 사고를 낸 탱크로리의 과속 여부, 차간거리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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