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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우대 이젠 끝났나…” 위기의 外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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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우대 이젠 끝났나…” 위기의 外高

동아일보입력 2010-11-15 03:00수정 2010-11-1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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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외고-용인외고, 연세대 수시 국제전형 합격자 수 예년의 3분의 1로 줄어 《서울 대원외고 교사들은 최근 발표된 연세대 수시1차의 글로벌리더, 언더우드국제전형 합격자 명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년에는 이 2개 전형에서만 30여 명이 합격했는데 올해 합격자는 10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대원외고와 함께 양대 입시 명문고로 불리는 한국외국어대부속용인외고(용인외고) 교사들도 연세대 수시 합격 결과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개 전형에서만 25명 정도를 합격시켜 왔는데 올해는 합격자가 8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 상위권 외고, “수시 역차별당했다”

용인외고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하게 충분한 내신과 영어 스펙을 갖춘 아이들이 지원했는데 말도 안 되게 다 떨어졌다. 당연히 합격할 수밖에 없는 내신을 가진 아이들 일부만 합격했다”며 “외고에 대한 매도이며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원외고 관계자도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상위권 외고들이 이처럼 저조한 수시 실적을 기록한 것은 연세대가 올해 수시 글로벌리더, 언더우드국제전형에서 내신의 비중을 크게 높이고 영어 능력 평가 비중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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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는 지난해까지 토플, 텝스 등 공인영어시험 성적을 점수대로 반영했지만 올해에는 상·중·하의 3단계로만 나눴다. 외고 관계자들에 따르면 합격선인 ‘상’은 토플IBT 100점, 텝스 777점 이상으로 대부분의 외고생이 넘는 낮은 점수다. 명덕외고 관계자는 “텝스 780점이나 900점이나 같은 점수를 받는다는 의미”라며 “영어 능력에서 앞서지만 내신은 불리한 외고 학생들에게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세대 수시에서 모든 외고가 ‘역차별’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일부 외고는 작년보다 합격자가 늘기도 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외고에서는 내신 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를 바라보고 연세대 수시에 지원하지 않지만 중위권 외고에서는 내신 상위권도 연세대를 지원하기 때문”이라며 “올해 연세대 수시에서 내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 정부의 ‘외고 압박’ 효과 나타나나

교육계에서는 “수시에서 외고의 몰락이 연세대에서 먼저 나타났지만 이런 추세는 다른 대학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입학사정관제의 안착을 바라는 정부가 각 대학의 ‘외고 우대’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2월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외고를 의도적으로 우대하는 등 문제점이 발견된 대학은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정원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이번 수시에서 연세대가 외고 학생을 적게 뽑은 것도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외고가 수시에서 몰락하는 또 다른 이유로 ‘자율형사립고’(자율고)의 등장을 꼽는다. 대학들이 굳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외고 학생을 뽑지 않더라도 자율고의 우수한 학생들을 뽑으면 된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연세대가 외고생들에게 유리한 ‘글로벌리더 전형’을 폐지하기로 한 2013년은 자율고 첫 입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해”라고 말했다.

자율고가 외고의 대안으로 떠오른 데는 정부의 ‘외고 개편안’이 크게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외고 개편안에 따라 선발 과정에서 영어 내신만 반영하게 되면서 영어 내신이 최상위권이 아니지만 우수한 학생들은 대부분 자율고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외고 포기하고 자율고 가야겠다”

경기도 내 외고의 경쟁률은 지난해 3.6 대 1에서 올해 2.3 대 1로 낮아졌다. 아직 모집을 시작하지 않은 서울지역 외고도 큰 폭으로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들이 활동하는 한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서는 ‘외고는 대입에 불리하니 자율고에 가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화제였다. 많은 학생들이 “외고 포기하고 자율고에 가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학들이 외고를 적게 뽑으려고 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자녀를 외고에 진학시키려는 학부모 A 씨는 “대입에서 수시 비중이 점점 커지는데 외고가 이 정도로 불리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추첨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자율고를 선택하기도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자율고 측에서는 외고에 불리해진 수시 전형을 반기는 분위기다. 외고에서 자율고로 전환한 용인외고 관계자는 “문과뿐 아니라 이과 쪽으로도 진학을 노려볼 수 있어 학교 진학 실적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자율고로 전환한 서울 휘문고 관계자는 “수시에서 내신 비중이 커지면 자율고도 타격을 입지만 외고가 더 많이 불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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