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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서울 120다산콜 상담…외국인들의 궁금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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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서울 120다산콜 상담…외국인들의 궁금증은

동아일보입력 2010-03-23 03:00수정 2010-03-23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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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댁은 “한국인 남편 말 좀 통역해줘요”
일본인은 “남대문 포장마차 언제 여나요?”
英-日-中-몽골-베트남 5개어 20명이 상담 맡아
비자 갱신-사업자 변경서-관광지-맛집 문의 줄이어


지난달부터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다산콜센터에서 근무한 몽골인 상담원 막나이바야르 씨(오른쪽)와 중국교포 김정애 씨가 18일 외국인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 서울시는 원활한 외국인 상담을 위해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상담원 20명을 채용했다. 전영한 기자
“For foreign language services, press number 9(외국어 상담을 원하시면 9번을 누르세요).” 120다산콜센터로 전화를 걸면 수도와 교통, 일반 상담 안내에 이어 이런 영어 안내 문구가 나온다. 외국인들을 위한 전화 상담 서비스다. 서울 시민들의 민원과 문의를 해결해 주는 120다산콜센터는 지난달 24일부터 연중무휴로 외국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상담원들은 어떻게 뽑았을까, 외국인들은 서울의 어떤 점을 가장 궁금해할까.

○ “그 마음 우리도 알아요”

“저도 새댁 시절 한국인 남편과 말이 안 통해서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어디에 전화를 걸어 통역도 받고 싶고 하소연도 하고 싶었는데 이제 제가 그 일을 하게 됐어요.” 18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다산콜센터 청사에서 만난 몽골인 상담원 막나이바야르 씨(34·여)는 4년 전 한국으로 시집왔을 때를 떠올리며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상한 남편 도움 덕분에 지금은 한글 타자 속도도 분당 200타를 훌쩍 넘기는 고수가 됐지만 초창기엔 본인 역시 언어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는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좀 알려달라’는 한국인 남편들의 전화가 가장 많다”며 “예전 우리 부부 모습을 보는 듯해 진짜 가족처럼 상담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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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콜센터는 지난해 12월 서비스 시작에 앞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몽골어, 베트남어 상담원 20명을 채용했다. 5대 언어라 하면 으레 영어, 일본어, 중국어에 이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을 떠올릴 법하지만 이번 ‘5개 국어’는 현재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 인구수를 고려해 정했다. 베트남과 몽골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 및 이주 노동자가 많다 보니 영어(927건)에 이어 베트남어와 몽골어 상담 건수가 각각 767건과 559건으로 많았다. 막나이바야르 씨를 비롯해 적지 않은 여성 상담원이 결혼을 위해 한국에 온 사람들이다. 김혜진 다산콜센터 외국어상담팀장은 “화려한 ‘언어 스펙’보다는 외국인들의 고민을 자기 일처럼 잘 들어줄 수 있는 경력과 성격을 중시했다”며 “한국어와 전공 언어로 각각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했는데 일본어는 경쟁률이 50 대 1을 넘었다”고 전했다.

○ 일본인들은 관광, 베트남은 비자

외국인 상담 종류는 국적별로 크게 다르다. 베트남이나 중국, 몽골인들은 결혼 이주 문제뿐 아니라 고용 비자 갱신이나 사업장 변경 등과 관련한 문의를 많이 한다. 내용이 워낙 전문적이고 복잡하다 보니 다산콜센터는 두 달에 걸쳐 상담원들에게 노동법과 세금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중국어 상담을 맡은 중국교포 김정애 씨(40·여)는 “어설픈 한국어를 하는 중국 동포들은 아무래도 한국인 동료들과 직접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막나이바야르 씨는 개인적으로 법률책을 사서 공부도 하고 있다.

일본어 상담원 임현정 씨(29·여)는 준(準)관광가이드가 됐다. 그의 컴퓨터 파일에는 5대 궁에 대한 정보와 드라마 촬영지, 일본인 관광객이 좋아하는 사우나와 맛집 등이 쭉 나열돼 있다. “‘동방신기’ 멤버의 아버지가 하는 피자가게 위치를 알려주세요”, “남대문 인근 포장마차는 몇 시에 문을 여나요”,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는 어떻게 찾아가나요” 등 일본인 관광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기 때문. 다산콜센터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삼아 현재 한국행 비행기나 공항, 여행사, 관광안내센터 등에 120 광고를 하고 있다. 덕분에 일본 현지에서 “한국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서울의 자전거 시설에 대해 알려달라”는 국제전화도 종종 걸려온다.

외국인과 일반 시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담 시간이라고 상담원들은 입을 모았다. “한국분들은 필요한 부분만 물어보는 데다 성격도 급해서 상담이 금방 끝나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시간이 2배 이상 걸리죠. 끊고도 불안해서 잘 해결됐는지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할 때가 많아요.”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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