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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간판보다 학과’…전국 상위권 학생들이 찾는 명품학과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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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간판보다 학과’…전국 상위권 학생들이 찾는 명품학과 어디?

동아일보입력 2015-06-15 09:55수정 2015-08-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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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00] 한서대 항공운항학과

한서대 항공운항학과는 직업 조종사, 즉 파일럿을 양성하는 학과다.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자체 비행장을 갖추고 있고 최첨단 비행기까지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의 비행 능력을 높이는 데 최적화돼 있다. 그만큼 졸업생들의 비행 실력도 뛰어나 지난해 100% 채용됐다. 학과가 생긴 지 14년에 불과하지만 전국 상위권 학생들이 찾는 명품학과로 발돋움했다.

“수능에서 연고대를 갈 수 있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한서대 항공운항학과를 가겠다고 하니 부모님께서 ‘왜 서울 놔두고 지방대를 가려느냐’며 반대를 했어요. 앞으로는 학교 간판보다 학과의 전망이 중요하다며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조종사의 초봉이 8000만 원이 넘는다는 것도 설득 포인트였지요. 요즘 취직이 어려운 탓인지 지금은 부모님이 더 좋아하세요.”

제주 출신으로 항공운항학과 3학년인 부신웅 씨(24)의 말이다. 3학년의 홍일점 김진미 씨(20)는 “일을 하면서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직업을 탐색하다 선택했다. 민항에서 잘나가는 여자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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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대 항공운항학과의 합격선은 꽤 높다. 올해 정시 최초 합격자의 평균 수능 등급은 1.1등급. 경쟁률도 6.8 대 1이나 된다. 입학정원은 50명. 정원외는 7명 정도. 외국 학생으로는 몽골 학생 3명이 재학 중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교과목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해가 갈수록 좋은 학생들이 입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목표가 조종사가 되는 것 하나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에 면학 분위기도 좋다는 것.

한서대의 자랑은 15만 평에 이르는 자체 비행장. 2005년 태안 서쪽 바닷가에 활주로를 만든 이후 300명 정도의 파일럿을 배출했다. 또 제트기를 비롯해 훈련기, 헬기 등 50대에 이르는 비행기도 보유하고 있다. 훈련용 모의비행장치는 보잉737 시뮬레이터로 최신형이다. 여기에는 함기선 총장의 남다른 노력과 의지가 숨어있다. 항공 분야에 2000억 원을 쏟아 부었다

학교 측이 하드웨어 못지않게 신경을 쓰는 분야가 소프트웨어다. 바로 실기위주의 커리큘럼. 1, 2학년 때에는 주로 이론을 가르친다. 하늘을 나는 데 필요한 항공법과 항공교통업무, 항공기상학, 항공역학, 계기비행이론, 공중항법, 항공교통관제영어 등이다. 항공기 엔진도 교과목으로 채택해 비행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3, 4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운항실습 과목을 가르친다.

운항 실습은 교내 비행교육원에서 위탁교육 형식으로 실시한다. 학생들은 2학년 겨울 방학 때부터 비행교육원에 들어간다. 운항실습 과목의 경우 4학년 2학기까지 이곳에서 배운다. 비행 교관만 45명.

비행교육원에 들어가면 먼저 2주간 지상 교육을 받는다. 비행기와 똑같은 환경에서 운항실습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에서도 훈련한다. 실습비행 때는 4인승 세스나기에 학생 기장과 교관, 뒤에 학생 2명이 탑승한다. 초기에는 교관이 동승하지만 나중에는 학생이 솔로비행을 하게 된다. 솔로비행에 성공하면 왼쪽 가슴에 ‘윙’을, 어깨 위에도 선이 1개 들어간 견장을 달 수 있다.
운항학과 3학년 학생회장 김진영 씨(26)는 첫 비행순간을 잊을 수 없다.

“처음으로 조종간을 당겨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의 떨림과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선배들은 이 경험 때문에 평생 비행을 한다고들 말한다. 홍성 출신인 내가 어렸을 때 다녔던 길과 산야를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면 조종사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비행교육원에서는 보통 7, 8명이 한 팀을 이뤄 교육을 받는다. 항공운항 스케줄이 잡히면 브리핑 룸에서 지도를 펼쳐 놓고 어떤 항로로 운항할지를 교관에게 사전 브리핑한다. 3학년 이동준 씨(23)는 “2학년 때 비행경로 짜는 법을 배웠는데 지도에 운항 선을 처음 그릴 땐 마음이 설¤다”고 말했다.

한서대 태안비행장은 북쪽으로는 인천과 김포, 남쪽으로는 광주 비행장과 공역이 겹치지 않는 곳에 위치해 남북 80km를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다. 태안 비행장은 하루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800여 회로 인천 공항 다음으로 많다. 그만큼 학생들의 항공 실습을 많이 한다는 뜻이다. 학생들은 주말에도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운항학과 3학년 박민규 씨(23)의 현재 운항시간은 34시간. 주말에도 자주 훈련기를 타 동기들보다 운항시간이 많은 편. 한번에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비행한다. 그는 교관 없이 비행기를 조종한 ‘솔로’다. “자동차 운전할 때처럼 옆에 사람이 없으니 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솔로를 거치면 그 다음은 크로스컨트리. 태안 공역을 벗어나 가깝게는 여수 무안 전주, 멀리는 울산 공항까지 교관과 함께 가는 단계. 숙달되면 홀로 이들 공항에 다녀온다. 이른바 솔로 크로스컨트리다.

운항학과 졸업 무렵이면 대개 국가 공인 자격증 3개를 딸 수 있다.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명, 계기한정 증명,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명이다. 사업용 조종사는 돈을 받고 타인이나 화물을 운송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운항기술을 요구한다. 자가용은 보통 3학년 때, 사업용은 4학년 말에 딴다. 자가용의 경우 최소 운항시간이 40시간. 이 중 솔로 크로스컨트리 5시간을 포함해 솔로 운항시간이 10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한서대 운항학과 학생들이 좋은 점은 늘 교육받던 비행교육원에서 자격증 실기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

졸업생의 진로는 크게 3가지. 민항기 조종사와 공군조종사, 비행교육원 교관이 되는 것이다. 공군 조종사가 되려면 1학년 때 공군 조종 장학생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이 경우 4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한해 15명에서 20명 정도. 공군에서 조종사로 13년간 복무한다. 제대를 하면 민항기 회사에서 특채하는 경우가 많다. 공군의 비행 경험과 실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비행교관이 되는 졸업생은 10명 선. 비행교육원에서 교관으로 지내면 운항시간을 쉽게 늘릴 수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운항시간 1000시간 이상을 조종사의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나머지 졸업생 대부분은 민항 조종사로 들어간다. 2학년 이명재 씨(24)는 민항기 조종사를 꿈꾸고 있다. 그는 공군 병사로 입대해 항공기체 정비 자격증도 땄다. 더 유능한 조종사가 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 학과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제주항공과 산학연계 협정을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12명에서 하반기 20명으로 채용을 확대하더니 올해는 25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채용을 늘린 것은 물론 졸업생들의 비행실력이 뛰어나기 때문. 에어부산도 매년 6~8명을 채용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제주항공도 졸업생 1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노요섭 항공운항학과 학과장은 학생들에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습득토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4학년 여름방학 때면 학생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치노 공항에 있는 미국 분원에서 운항실습을 한다. 거기서 미국 관제사들의 관제를 받으며 항공관제영어(ATC)를 확실히 익힐 수 있다. 미국에서의 교육기간은 학생들의 진로에 따라 다르다. 보통 국내에서 130시간의 교육을 받은 뒤 공군 조종사 트랙은 미국서 70시간(2개월 체류)을, 민항기 조종사 트랙은 170시간(체류 5개월)을 배운다.”

운항학과는 ATC가 중요하기 때문에 입학 초부터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통 토익 800점을 졸업기준으로 삼고는 있으나 대개 900점 이상을 넘기는 편이다. 학기 중 월~목까지는 오후 6시부터 원어민 교사를 배치해 수시로 현장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학과 학생들은 4학년까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명재 씨는 “기숙사 생활을 오래해서 선후배 관계가 끈끈하다. 친한 선배가 찾아와 강연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멘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장학금도 풍부한 편. 지난해 재학생 전원이 최소 150만 원 이상의 장학금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항공운항학과를 비롯해 항공학부 5개과가 특성화 학과(CK-1)로 선정돼 5년간 120억 원을 지원받게 돼 수혜 학생들이 늘어났다.

태안=윤양섭 콘텐츠 기획본부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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