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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쌍무지개는 볼 수 없어도

    길을 가던 두 소녀가 들판의 밭둑에서 잠시 쉬고 있는 중입니다. 비가 그친 하늘에는 쌍무지개가 떴군요. 아마도 자매로 보이는 남루한 행색의 두 소녀 중 언니는 맹인입니다. 어린 동생은 언니의 눈을 대신해 보필하느라 언니 손을 꼭 잡고 있네요. 언니의 치마폭에 아코디

    • 201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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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게으름을 찬양함

    간혹 저는 무지하게 게으른 여자로 오해를 받곤 하죠. 물론 천성적으로 좀 게으르긴 합니다. 그러나 어떤 면으로 보면 저를 소설가로 키운 건 8할이 제 게으른 천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는 무엇보다 누워있기를 좋아합니다. TV를 볼 때는 물론이고 책을 읽을 때나

    • 201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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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초보운전, 저도 제가 무서워요!

    스스로 형편없는 지진아처럼 느껴져 열등감에 시달리는 문제들이 누구나 몇 가지는 있겠죠. 제게는, 그중에 하나가 운전이에요. 아니 운전이었어요. 이제는 이렇게 과거시제로 말할 수 있다니. 25년 전, 꽤 야심 차게 운전면허를 땄지만, 이상하게 저는 자동차 운전과 인연

    • 201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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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마술을 부리는 술, 술을 부르는 예술

    요즘 참 무서운 게 많지만 ‘조폭’보다 무서운 게 바로 이거랍니다. ‘주폭’이죠. ‘주취폭력자’의 준말인데, 실제로 ‘조폭’은 평생 보기 힘들지만 ‘주폭’은 야밤의 길거리에 널려 있죠. 게다가 여자 ‘조폭’은 ‘조폭 마누라’ 같은 영화에나 나왔지만, 여자 ‘주

    • 201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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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새를 꺼내는 법

    몇 살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어느 날, 꼬마였던 저는 원초적이고 존재론적인 공포를 생애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그 무렵 낮잠을 자다 깼는데 방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혼곤했지만 이상하게 천장의 벽지 무늬가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왜 사방연속무

    • 201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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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두 얼굴의 신부

    올해는 음력으로 평년보다 한 달이 더 많은 윤달이 있는 해랍니다. 양력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윤달이 끼여 있었어요. 이 덤으로 있는 한 달은 ‘공달’ 또는 ‘썩은달’이라고 해서 특히 결혼을 꺼리는 풍습이 있지요. 그래서였는지 올봄에는 청첩장이 거의 오지 않았

    • 201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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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직업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직업은 무엇일까요? 최근에 한 취업포털 업체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네요. 결과를 잠깐 알아볼까요? 1위는 전체 응답자의 18.7%를 차지한 시인과 화가 같은 예술가였습니다. 2위는 국회의원, 3위는

    • 201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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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목욕하는 인간

    인터넷에서 본 식인종 시리즈 유머 중에 이런 게 있더군요. 어느 식인종이 정글을 걸어가다가 다른 식인종이 개업한 레스토랑에 다다랐답니다. 시장기를 느낀 그는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관광객 튀김-5달러, 가이드 회무침-5달러, 삶은 사냥꾼-10달

    • 201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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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엄마’라는 직업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그리고 사흘 후면 어버이날입니다. 5월은 아시다시피 가정의 달이죠. 그런데 요즘 같은 저조한 결혼율에다 저출산 시대에는 예전보다 아이도 귀하고 어버이 또한 귀합니다. 자식이야 다 소중하지만 예전보다 더 희박한 확률로 만나게 되는 부모와 자

    • 201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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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내가 이래가 이래가는 못산다!”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재미있는 동영상 하나를 보았어요. 너덧 살이나 되었을까요. 귀여운 사내아이가 그림책을 펴놓고 신세한탄하는 동영상입니다. 그런데 어른스러운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아이의 대사가 너무도 처절해서 오히려 웃음을 머금다가 끝내는 씁쓸해졌

    • 201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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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생명의 노래

    지난 주말에 경북 경주에 일이 있어 내려갔다가 고도(古都)의 봄이 너무 찬연하여 그만 며칠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보문호수 위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벚꽃이 절정으로 핀 것보다는 꽃잎이 바람에 살짝 날리는 걸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날

    • 201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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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그녀의 특별한 생일 선물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해외여행이 아니라도 기차라도 타고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지요? 그것도 홀로 훌쩍 떠나고 싶지 않나요? 남자라면 모를까, 여성들은 겁이 난다고요?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까지 있더군요. 사실 크게 준비하지

    • 201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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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폭풍 속으로

    무슨 봄 날씨가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4월인데 눈이 오고 한파에 강풍까지 몰아치네요. 19년 만의 ‘4월 눈’이라네요. 이제나 저제나 눈치를 보며 꽃눈을 터뜨리려던 꽃들이 눈을 찔끔 감고 숨을 죽이고 있겠어요. 이건 뭐 꽃이 피는 걸 시샘하는 정도의 ‘꽃샘추위’가 아

    • 201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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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가족이라는 이름의 꽃

    어제는 날씨가 포근해 아파트 뒤편의 북한산과 이어진 숲길을 걸었습니다. 메마른 진달래 가지에도 물이 오르는지 꽃눈이 통통하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날이 좋아 새들이 소풍을 왔는지 단체로 지저귀더군요. 말은 못하지만 나무들도 새봄을 맞으려면 속으로는 꽃몸살을 한

    • 201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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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권지예의 그림읽기]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

    새봄입니다. 아직 꽃샘바람은 머물러 있지만, 햇살은 한결 화사하고 포근해졌습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여고시절 교내 신문반에서 신문을 함께 만들던 기자 친구들과 지도교사이셨던 은사님을 만났습니다. 국어를 담당하셨던 그분은 가슴속에 오래 문학의 열정을 순수하게 간

    • 201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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