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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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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의 계절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8〉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의 계절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8〉

    2000년에 개봉한 영화 ‘초콜릿’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다. 1950년대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에서 초콜릿이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과 사랑을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준다는 이야기다. 과학자들은 초콜릿이 일종의 최음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줄 생물학적 증거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

    •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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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 밥 그리고 누룽지[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7〉

    쌀, 밥 그리고 누룽지[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7〉

    냉장고나 세탁기, 청소기가 없던 시절 엄마가 새벽에 일어나 하는 일은 부엌에 들어가 장작불을 피우는 것이었다. 가득한 연기 때문에 더 희미해진 전등 밑에서 밥을 하기 시작했다. 쌀을 들고 물이 있는 문밖에 나가 쌀을 대충 저은 후 뽀얀 물이 투명해 보일 때까지 그대로 흐르게 놔두었다.…

    •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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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축을 흔드는 맛, 산초[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6〉

    지축을 흔드는 맛, 산초[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6〉

    최근 해발 4000m 근접한 티베트 동부 지역을 여행하던 중 휴게소에 들렀다. 동네 주민들은 좌판을 열었다. 따뜻하게 삶은 달걀과 옥수수, 찐빵부터 야생 버섯류와 과일, 밤과 고추, 동충하초까지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초록빛과 붉은빛이 돌며 귤과 레몬향이 강하게 퍼지는 산초…

    •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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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비의 무화과[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5〉

    신비의 무화과[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5〉

    중동이 원산지인 무화과는 밀, 보리 등 많은 종의 야채 또는 과일보다 더 오랜 경작의 역사를 지녔다. 현재 약 750종이 열대지역과 야생에서 자라며 생태학자들은 만약 무화과가 사라진다면 자연의 파괴를 일으켜 모든 생물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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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 음식[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4〉

    혐오 음식[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4〉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경악스러운 음식은 무엇일까? 토한 냄새, 죽은 고양이가 썩어가는 냄새 같다고 얘기하는 두리안은 주산지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조차 호텔, 공공장소에서는 들고 다닐 수 없다. 홍어는 오줌에서 풍기는 듯 강한 암모니아 향이 나는데 그 맛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고…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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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리소토[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3〉

    엄마의 리소토[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3〉

    10년 동안 “날 지켜봐 줘!”라고 말했던 그는 프랑스에서 미국 뉴욕으로 일자리를 찾아온 불법 노동자였다. 영어는 잘 못했지만 갈색 눈과 곱슬머리가 매력적이고 머리가 좋은 친구였다. 내가 일하던 레스토랑의 버스보이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웨이터가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는 …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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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이 내린 식재료[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2〉

    신이 내린 식재료[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2〉

    요리를 할 때 허브, 향신료는 없어도 괜찮지만 소금은 빠질 수 없다. 매일 먹는 모든 요리에도 빠질 수 없지만 김치 같은 피클류, 베이컨, 살라미, 젓갈 등 저장음식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재료다.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한 스프링워터 또는 바닷물의 증류, 광산에서 덩어리 상태로 채취…

    •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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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 와인 그리고 삶[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1〉

    요리, 와인 그리고 삶[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1〉

    1999년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위치한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 자국 음식을 알리고 싶었던 이탈리아 정부의 초대를 받은 것이다. ICIF는 요리 수업과 함께 와인 강의, 현지 레스토랑 체험이 포함된 6개월 과정이었다. 학교…

    •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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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수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0〉

    실수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60〉

    내가 어릴 때 긴 나무 막대기에 공만 있으면 언제든 게임은 시작됐다. 덩치 큰 동네 형들과 주로 놀았던 나는 공이 안 갈 것 같은 자리에 배치됐고 쉬는 시간에 맞춰 아이스봉봉을 사오곤 했다. 봉봉은 우유를 얼린 것 같기도 해서 ‘언 우유’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는 ‘엄마 젖가슴’이라…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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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9〉달콤한 바나나 속 감춰진 눈물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9〉달콤한 바나나 속 감춰진 눈물

    내 고향 오키나와는 ‘태풍의 길’이라 불릴 정도로 매년 태풍피해가 심하다. 집 지붕과 담장을 처음 지을 때부터 시멘트로 고정하지만 태풍이 지날 때마다 피해는 속출한다. 우리 식구는 그해 바나나 수확량으로 태풍의 피해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식구들을 먹이기 위해, 제사…

    •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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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8〉“로큰롤은 햄버거다”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8〉“로큰롤은 햄버거다”

    햄버거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집 근처 가까운 식당에서, 혹은 운전 중 드라이브스루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음식이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유명 레스토랑까지 햄버거는 폭이 넓은 인기 메뉴다. 내가 영국에 거주하던 1970년대, 에세이 작가로 …

    •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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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7〉보는 꽃, 먹는 꽃, 영혼을 달래는 꽃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7〉보는 꽃, 먹는 꽃, 영혼을 달래는 꽃

    해마다 봄이 되면 들로 산으로 꽃구경 다니느라 바쁜 나를 아내는 ‘꽃을 좋아하는 남자’ ‘여자 같은 남자’라 부른다. 생물학을 전공한 나는 꽃이 좋아 20대 초반 영국에 살 때 왕실의 정원사로 일해 보고 싶어 지원하기도 했다. 외국인이어서 기회가 오지는 않았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

    •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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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6〉천민의 음식서 여왕의 요리가 된 피자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6〉천민의 음식서 여왕의 요리가 된 피자

    미국 공군 기지 안에 있는 베트남으로 향하는 폭탄을 실은 폭격기 B-52를 비밀리에 구경할 수 있었다. 1966년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미군은 오키나와를 거점으로 삼고 있었다. 나를 작은 동생이라 부르며 귀여워해 주던 관제탑 사령관이 폭격기를 보여주고 그날 밤 영내 매점(PX)에 …

    •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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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5〉긴자에서 줄 서서 맛보는 고로케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5〉긴자에서 줄 서서 맛보는 고로케

    얼마 전 시장에 다녀온 아내가 선물이라고 봉투를 내어줬다. 봉투 안에는 온기가 가시지 않은 ‘고로케’(크로켓)가 들어 있었다. 고로케를 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국수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엄마는 월급날이면 나를 시장 근처 고로케 가게로 데려갔다. 기름에서 막 건진 …

    •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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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4〉바다 향을 품은 녹색 실크들

    [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54〉바다 향을 품은 녹색 실크들

    해조류라 하면 흔히 김(홍조류)을 떠올리기 쉬운데 크게 파래, 매생이 같은 녹조류와 미역, 다시마와 같은 갈조류 등 분류가 다양하고 종류도 많다. 김은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양식한다. 한국의 밥상에서 흔히 보는 조미김은 맛도 있지만 얇고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

    •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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