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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

    [책의 향기/밑줄 긋기]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

    정원에 식물을 심을 때 내 마음은 한결같다. 이 식물이 여기에서 잘 지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종종 내가 심은 자리에서 식물이 힘들어하는 일도 생긴다. 이럴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둘 중 하나다. 그 자리에서 잘 자라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것도 있지만, 아예 뿌리를 들어…

    •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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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

    [책의 향기/밑줄 긋기]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

    모든 순간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손에 쥔 참치 캔의 단단한 감촉이, 밤하늘에서 내려오는 탐스러운 눈송이가, 자작나무 가지마다 핀 눈꽃이, 눈꽃을 물들이는 노란 가로등 불빛이, 맞은편 여자 기숙사 쪽에서 타박타박 다가오는 아담한 그림자가,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이, 흩어지는 입…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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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마은의 가게

    [책의 향기/밑줄 긋기]마은의 가게

    그는 자유롭게 이 거리를 걷고 싶을 뿐이다. 그 누구의 손에도 붙잡히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기대를 심어주지 않고서. 그저 자유롭게 걷고 내달리고 잠들고 싶을 뿐이다. 저 공마은처럼. 바로 당신처럼.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가 여성 자영업자의 고단함과 연대를 그려낸 장편소설.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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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쳇 베이커

    [책의 향기/밑줄 긋기]쳇 베이커

    아마도 그의 트럼펫 연주는 인간의 목소리에 매우 가깝지 않나 싶어요. 그게 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쳇 베이커는 정말 로맨틱한 사람이었죠. 동시에 아주 많은 고통도 지니고 있었을 겁니다. 난 그가 사랑과 이해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믿어요.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런…

    • 20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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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위험을 향해 달리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위험을 향해 달리다

    엄마의 죽음은 거대하게 벌어진 구멍을 남겼다. 하지만 나는 그 빈자리에 대해 분노를 느낀 적이 없었다. 그 구멍을 절실히 메울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내 자신이 엄마가 될 날을 눈앞에 두기 전까지는 그랬다. 나는 항상 배가 고팠다. 하지만 나를 먹여줄 엄마는 거기에 없었다. 미국 …

    •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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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샤이닝

    [책의 향기/밑줄 긋기]샤이닝

    나는 제자리에 서서 눈앞에 자리한, 한 치의 틈도 없이 조밀하고 짙은 어둠 속을 바라본다. 나는 어둠이 변하는 것을 본다, 아니, 어둠이 변하고 있는 게 아니라 어둠 속의 무언가가 어둠과 분리되어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그제야 나는 그것이 자세히 보인다. 무언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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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 어쩌다 편의점

    [책의 향기/밑줄 긋기] 어쩌다 편의점

    나와 같은 편의점 인간들이 공감하는 직업병 같은 것인데 그건 바로 ‘전진 입체 진열’이다. 상품이 판매되고 난 후 진열대에 빈 공간이 없도록 뒤에 있는 상품들을 앞으로 당겨 진열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해야 상품이 눈에 잘 띄고 볼륨감 있게 연출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배…

    •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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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까지 나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까지 나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사람들에게 재능이 하나씩은 있다고 한다. 하늘이 준 선물, 다른 말로 하면 시간 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일. 나에게는 운동이 그랬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재능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재능도 노력 없이는 결코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돼서다. 이제는 우연히 나에게 주어진 선물에 …

    • 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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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반지수의 책그림

    [책의 향기/밑줄 긋기]반지수의 책그림

    나는 인터뷰집이 좋다. 나와는 다른 사람, 먼저 어려운 길을 간 사람과의 대화에선 분명 배울 점이 있다. 노포에 들렀을 때 사장님이 늘어놓는 살아온 이야기나 집회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폭로하듯 뱉어내는 이야기나 부모님이 조곤조곤 털어놓는 과거 이야기를 즐긴다. 사람은 다 저마다 이야기…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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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잘될 일만 남았어

    [책의 향기/밑줄 긋기]잘될 일만 남았어

    만약 누군가가 나의 삶을 개연성만으로 평가한다면 5점 만점에 0.5점일 수 있다. 개연성만 따지면 나도 내 삶에 0.5점을 줄 것이다. 하지만 내 삶을 내가 평가할 필요는 없다. 영화감독들이 자신의 작품에 애정을 불어넣듯 내 삶에 애정을 갖고 묵묵히 살아내는 것이 중요할 테니 말이다.…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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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밥 먹다가, 울컥

    [책의 향기/밑줄 긋기]밥 먹다가, 울컥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을 털며 할매 해녀가 집에 찾아든 손님에게 밥상을 차린다. 그만두시라고 만류해도 주섬주섬, 어머니들이 그렇듯 뚝딱 밥상이 놓인다. ‘천초’라고 부르는 해조 무침이 맛있어서 기억해두었는데, 나중에 누구에게 이 말을 듣고 지워버리고 말았다. “그 천초라는 게 바다…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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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새벽과 음악

    [책의 향기/밑줄 긋기]새벽과 음악

    오늘의 내가 오늘의 모습일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부분 음악에 빚졌다고 생각한다. 오랜 은신처가 되어주었고 말 없는 대화를 나누는 친구가 되어주었으며 내 속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영매로서, 네 속에 이렇게 타오르는 불꽃이 있다고, 출렁이는 춤이 있다고, 터져 나오는 울음이 있다고…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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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듣는 사람

    [책의 향기/밑줄 긋기]듣는 사람

    고독은 그가 입은 옷이다. 더럽혀질 일도, 빼앗길 일도 없다. 그는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고 가진 게 없지만 그득해 보인다. 불행은 혼자라서 겪는 일이 아니다. 세상에 부대껴 ‘나’라는 존재가 깎여나갈 때 불행은 온다. 행복처럼, 불행도 상대적인 감정이다. 내 앞에 있는, 혹은 없는 당…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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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프랑스 음식 여행

    [책의 향기/밑줄 긋기]프랑스 음식 여행

    와인과 음식의 어울림, 즉 ‘아코르 메뱅’은 식사할 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유럽 음식이 대체로 짜다고 하는데 단맛은 짠맛, 쓴맛 그리고 신맛까지 중화시켜 주므로 상호 보완 관계로 이용하면 좋다. 짭짤한 로크포르 치즈를 먹을 때 스위트 와인 또는 진한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그런…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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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하필 책이 좋아서

    [책의 향기/밑줄 긋기]하필 책이 좋아서

    어떤 서점들은 오래된 책,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책, 재발견되어야 할 책들을 빛나는 자리에 두고 그럴 때 공간은 마치 한 사람의 내면세계 같아 재밌어진다. 목록과 배치의 차이가 그려내는 점묘화가 뚜렷한 개성을 자아내는 것이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경험은 서점에서…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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