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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태백산 눈꽃 트레킹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태백산 눈꽃 트레킹

    태백산에 고시랑고시랑 눈이 내린다. 눈은 이미 수북이 쌓였다. 사위는 쥐죽은 듯 적막하다. “뽀드득 뽀득!” 눈 밟는 소리만 빡∼빡! 밀린다. 귓속의 공기가 팽팽해진다. “두둑 두두둑!” 문득 간밤에 얼었던 눈 허리 밟는 소리. 뭉툭하다. 발바닥이 푹 꺼진다. 눈이 무릎까지 빠진다. …

    • 201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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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전남 장성 편백나무 숲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전남 장성 편백나무 숲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사랑한다!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오래된 사원 뒤뜰에서웃어요…

    •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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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겨울숲 지키는 하얀 정령의 세계로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겨울숲 지키는 하얀 정령의 세계로

    《저 도시를 활보하는 인간들을 뽑아내고거기에다 자작나무를 걸어가게 한다면자작나무의 눈을 닮고자작나무의 귀를 닮은아이를 낳으리봄이 오면 이마 위로새순 소록소록 돋고가을이면 겨드랑이 아래로가랑잎 우수수 지리그런데 만약에저 숲을 이룬 자작나무를 베어내고거기에다가 인간을 한 그루씩 옮겨 심는…

    • 201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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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석탄 나르던 검은 길, 들꽃천지 생명의 길로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석탄 나르던 검은 길, 들꽃천지 생명의 길로

    《나이 칠십이 되면 귀신이 돼간다 눈치코치, 모두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체 귀 닫고 눈도 아예 감는다 이 나이에 무얼 더 바라겠냐만 왜 이리도 가슴은 답답한가 구절양장(九折羊腸) 굽이굽이 길 따라 돌고 돌아가는 그곳을 나는 알아냈다 ‘아리랑, 아리랑∼아라리오∼아리랑 고개를…

    • 20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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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오대산 월정사 가을 숲길 걷기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오대산 월정사 가을 숲길 걷기

    천년의 승지라 보배로운 이곳한 가닥 오솔길 그윽이 뚫렸어라사는 스님은 세월을 가벼이 여기나지나는 손은 머무는 시간 아까워라나는 새는 영험한 탑을 피해가고신령한 용은 옛 못에 잠겨 있도다오대산이 멀지 않음을 알겠노니훗날 다시 와서 노닐 수 있으리조선 선비 이행(李荇·1478∼1534)의…

    • 201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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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층층 다랑논에 누런 가을이 겹겹이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층층 다랑논에 누런 가을이 겹겹이

    《상주 함창 공갈못에/연밥 따는 저 처자야/연밥 줄밥 내 따줄게/이내 품에 잠자주소/잠자기는 어렵잖소/연밥 따기 늦어가오/상주 함창 공갈못에/연밥 따는 저 큰 아가/연밥 줄밥 내 따 줌세/백년언약 맺어다오/백년언약 어렵잖소/연밥 따기 늦어진다.//농요 ‘상주 함창 공갈못 노래’에서》 …

    •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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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강화 전등사 걷기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강화 전등사 걷기

    강화 전등사는거기 잘 있사옵니다옛날 도편수께서딴 사내와 달아난온수리 술집 애인을 새겨냅다 대웅전 추녀 끝에 새겨 놓고네 이년 세세생생이렇게 벌 받으라고 한그 저주가어느덧 하이얀 사랑으로 바뀌어흐드러진 갈대꽃 바람 가운데까르르까르르서로 웃어대는 사랑으로 바뀌어거기 잘 있사옵니다 …

    • 20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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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느려 터져서 더 행복한 섬’ 전남 증도 걷기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느려 터져서 더 행복한 섬’ 전남 증도 걷기

    펄펄 끓는 깃밭(羽田) 노을 속을 들러라증도에 가면살금살금 짱뚱어 개펄 있는증도에 가면바다와 바람이 시를 읊는 병풍에 들러라증도에 가면느릿느릿 해안선 일주하는증도에 가면소금이야기를 간직한 대초에 들러라증도에 가면증도에 가면홀로 고독하게 잠겨라홀로, 고독하게- 정훈교의 ‘증도에 가면’에…

    • 20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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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佛國士 백제의 꿈, 저 돌부처들은 알고 있을까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佛國士 백제의 꿈, 저 돌부처들은 알고 있을까

    가야산 수정봉 처마바위에천년을 갇혀 살고 있는 마애삼존불인간세상 희로애락 모두 외면하고그렇게 웃고만 계시다가,제화보살억겁의 돌을 깨고 인간세상 나와서서산 저잣거리 중생들 만나보니미타세계 다른 게 아니었구나산벚꽃 분분하던 어느 봄날곰곰 생각에 잠긴 미륵보살님은천지간에 꽃시절 잠깐인데산문…

    • 201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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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세상 풍파로부터 멀찍이… 가히 살만한 땅일세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세상 풍파로부터 멀찍이… 가히 살만한 땅일세

    너무 멀고 험해서오히려 바다 같지 않은거기있는지조차없는지조차 모르던 섬.쓸만한 인물들을 역정 내며유배보내기 즐겼던 그때 높으신 분들도이곳까지는차마 생각 못했던,그러나 우리 한민족 무지렁이들은가고, 보이니까 가고, 보이니까 또 가서마침내 살만한 곳이라고파도로 성 쌓아대대로 지켜오며후박나…

    • 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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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산좋고 물좋은 어딘가에 숨어들고 싶다면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산좋고 물좋은 어딘가에 숨어들고 싶다면

    작은 숨소리 하나만으로도 온 숲의 고독이 깨어나던 곳바람이 고요히 물결을 떼밀어 열목어들,물속의 처마에 걸어둔 풍경처럼 은은히 울리던 곳전생의 애인이 하얗고 소담한 꽃으로 피어나 환하게 길을 비추어 주던 곳물소리 먹고 자라난 나무들이 물소리 나는 나뭇잎들을 종처럼 매달고 우는 곳아, …

    • 201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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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외밭골, 맹건골, 다릿골… 굽이굽이 숨은 전설이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외밭골, 맹건골, 다릿골… 굽이굽이 숨은 전설이

    산벚꽃이 하얀 길을 내며 내 꿈도 자랐다언젠가는 저 길을 걸어 넓은 세상으로 나가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을 가지리라착해서 못난 이웃들이 죽도록 미워서고샅의 두엄더미 냄새가 꿈에도 싫어서그리고는 뉘우쳤다 바깥으로 나와서는갈대가 우거진 고갯길을 떠올리며 다짐했다이제 거꾸로 저 길로 해서 …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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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워낭소리’ 할배는 그날도 누렁이와 밭으로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워낭소리’ 할배는 그날도 누렁이와 밭으로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있는 것 같다.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있는데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지만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수천만…

    • 20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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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걸으면 길이요, 오르면 봉우리… 그래서 道峯이런가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걸으면 길이요, 오르면 봉우리… 그래서 道峯이런가

    굽이굽이길 다란 능선들의저 육중한 몸뚱이하늘아래 퍼질러 누워그저 햇살이나 쪼이고바람과 노니는 듯빈둥빈둥게으름이나 피우는 듯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어느 틈에너의 온 몸연둣빛 생명으로활활 불타고 있는가정중동(靜中動)고요함 속너의 찬란한 목숨-정연복의 ‘도봉산’ 전문 도봉(道峯…

    • 201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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